토모노부 이베 퀘스트리 최고경영자(CEO)는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KRX)에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STO(Security Token Offering) 써밋 2024’에서 ‘금융사를 통한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의 토큰화’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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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모노부 CEO는 “일본 애니메이션 크리에이터(창작자)와 제작사들은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참여자)인데도 힘이 너무나 약하다”며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들 중 절반에 가까운 40%가 이익을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컨텐츠 산업은 투자자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지만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은 공시되는 자료가 많지 않고 투명성이 떨어져서 금융상품으로 만들어내기 어렵다”며 “그 결과 금융자원이 일본 컨텐츠 산업에 유입되지 않고, 컨텐츠 산업도 잘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런 문제가 발생한 데는 일본의 독특한 자금조달(펀딩) 방식이 일부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미국 애니메이션은 투자자, 경영진, 창작자들이 각각 독립돼 있어서 균형이 잡혀 있는 반면 일본은 경영진, 투자자들이 같은 법인인 경우가 많아서 창작자보다 강한 힘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회사는 일본 주요 증권사인 미즈호증권과 함께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펀드를 설립했다”며 “블룸버그 등 유력 매체에도 ‘인기는 좋지만 현금이 부족한 애니메이션에 미즈호펀드가 투자하고 있다’는 제목으로 펀드 소개 기사가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토모노부 CEO는 기존에 금융상품화 되지 않던 것들이 금융상품화 되면서 산업에 많은 기대와 혜택을 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2030년에는 16조달러(약 2경1364조원)가 넘는 금융자산이 토큰화될 것”이라며 “이 중 30%인 4조8000억달러가 블록체인에서 토큰화될 수 있는 기타 자산(Other Tokenizable Assets)으로 분류되는데 애니메이션 산업도 여기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애니메이션 제작 시장 규모는 작년 기준 25억달러(약 3조3377억원) 정도 되고 규모가 점점 커질 것”이라며 “시장의 20% 정도는 저희 모델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제작 쪽에서 큰 수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토모노부 CEO는 “우리 회사는 최근 아발란체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글로벌 금융기관이 선택한 블록체인과 함께 돼 영광”이라며 “일본 당국과도 협업하며 단계별로 발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1단계에 있으며 2단계는 유통회사가 라이센스를 가진 중개인(licensed broker)이 될 것”이라며 “향후 STO 거래소에 우리 회사 상품을 상장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란 대출의 한 방법으로, 타인의 보증 없이 사업의 미래 현금흐름과 리스크를 분석·평가해서 대출하는 방법을 뜻한다.
토모노부 CEO는 “토큰화에 대해 얘기할 때 글로벌 초국경(Cross-border)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본 내 시장만 보면 블록체인을 활용할 장점이 많지 않지만 통화나 지역에 구애받지 않는다면 훨씬 잠재력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컨텐츠, 엔터테인먼트는 국경과 언어, 문화 등 여러 장벽을 뛰어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힘이 있다”며 “아마추어 음악가인 제가 아프리카 나이로비에 있는 학교에서 키보드 연주를 했을 때 수많은 학생이 들었던 것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기술, 금융, 블록체인이 발전하면 전세계 사람들이 일본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컨텐츠에 투자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한국 오리지널 작품도 포함시킬 것이며 한국, 일본 및 전 세계 애니메이션 펀드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글로벌 STO 써밋은 미국, 유럽, 싱가포르, 홍콩, 일본, 엘살바도르 등 세계 각지 연사들이 모여 STO 시장이 먼저 열린 나라의 주요 기업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로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