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中 전기차 견제 자충수?…"脫 내연기관차 늦추고 시장 주도권 약화"

중국산 부품 사용한 전기차, 보조금 지원 제한
중국산 전기차 관세 인상도 연초 결론날 듯
EU도 관세 인상 고려…불법 보조금 조사도 착수
"전기차 도입 둔화…신흥국 시장도 중국이 앞설 수 있어"
  • 등록 2024-01-02 오후 2:40:10

    수정 2024-01-02 오후 2:40:1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중국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에서 확장세를 이어가자 미국과 유럽에서 견제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중국 전기차에 대한 서방의 과도한 규제가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 기업들을 보조금에서 제외하고 관세를 인상하는 방식은 오히려 전기차 도입을 늦추고 신흥국에서 시장 주도권을 중국에 내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동부 장쑤성 쑤저우항 타이창항 국제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선적 대기중인 비야디(BYD)의 전기자동차. (사진=AFP)
WSJ에 따르면 미국은 현지 공급망을 육성한다는 취지로 중국에서 제조된 배터리 부품을 사용할 수 없게 했다. 이에 따라 중국산 부품을 쓴 미국 자동차 모델은 자국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되거나 절반 정도만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수입세 인상도 고려하고 있다. 앞서 WSJ는 지난달 20일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와 전기차용 배터리, 태양광 제품 등에 대해 관세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르면 올해 초 관세 인상 논의가 결론 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역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무역 장벽을 강화하는 추세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중국 국영기업 상하이자동차와 현재 상하이에서 유럽으로 배송되는 테슬라의 모델 3 등 중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을 제외하는 자체 전기차 보조금 제한을 도입했다. 프랑스는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으로 운송되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많다는 이유를 들어 환경적 측면에서의 규제를 내세우고 있다.

아울러 유럽연합(EU)은 중국에서 수입되는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최근 자국 생산업체에 ‘경제적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전기차의 ‘불법 보조금’ 가능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올해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서방의 견제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WSJ는 서방의 중국 견제가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고, 제조업체가 적응할 시간을 주기 위해 전기차 전환을 늦추게 될 경우 중국이 앞서나갈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기업들이 넉넉한 보조금을 받는 내수시장은 물론 신흥국 수출 확대에 힘입어 지금보다 더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서방이 국내 공급망 보호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공급망 구축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기 어렵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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