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무섭게 재확산하면서 이달 말은 물론 다음 달 중순 추석연휴 때까지 확산세가 정점을 찍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중증뿐 아니라 경증환자까지 대형병원으로 몰려들 때 전공의가 떠난 병원을 중심으로 응급실 운영, 병상 확보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 코로나19 유행이 확산중인 18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약국에 ‘코로나 검사 키트’가 구비돼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
|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입원환자는 지난 6월 말부터 다시 증가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셋째 주만 해도 229명이던 입원환자가 7월 넷째 주 477명, 8월 첫째 주 878명, 이달 둘째 주에는 1359명까지 늘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최고치(1월 5주차 875명)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초·중·고등학교가 본격적으로 개학하면서 학교 방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날 교육부 설명과 질병청 자료를 종합하면 8월 4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간 18세 이하 코로나19 입원환자는 70명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정부는 이달 말 주당 35만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홍정익 질병청 감염병정책국장은 이날 YTN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에 출연해 “지금 환자 수는 작년 8월의 절반 수준이지만 최근 2년간의 여름철 유행 동향과 추세를 분석했을 때 월말에는 작년 최고 유행 수준인 주당 35만명까지 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또 치료제 도입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예비비(3268억원) 편성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단 설명회에서 “현재 26만 명분 먹는 치료제를 확보해 순차 도입 중”이라며 “지난 15일부터 약 6만 명분이 도입돼 배포가 진행 중이고 다음 주엔 14만 명분이 들어와 추가 공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지역 현장에서 필요한 양의 3~5배 수준의 재고가 유지될 수 있어서 차츰 안정화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현재 ‘관심’ 단계인 코로나19 위기단계나 4급인 감염병 등급을 높이지는 않고, 감염 예방 수칙을 강조하면서 환자 추이를 보다가 곧 다가올 추석 연휴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 (그래픽=이미나 기자) |
|
또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의료공백 속 응급실 진료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에는 기존 방침대로 응급실 운영 효율화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경증 환자는 동네 의원에서 진료를 받도록 하고 고위험군, 중증 환자 중심으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병상확보 문제도 기존 방침대로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늘릴 예정이다.
일선 대형병원들은 코로나19 환자수가 급증해도 응급실 마비 사태까지는 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빅5 병원 관계자는 “상황이 닥쳐봐야 알겠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대부분의 상급종합병원들은 환자 선별 진료 등에 대한 기본적인 노하우(발열 확인 후 건물 내부 진입 등)가 생겨서 지난번처럼 대량으로 환자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으로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물론 ‘의대증원’ 이슈로 전공의들이 빠진 상황에서 전문의와 진료지원(PA) 간호사 등이 진료를 보고 있는데 코로나19 재확산 때문에 환자 진료에 지장을 주거나 사람(유증상자)들이 응급실로 몰려서 의료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