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판매 1위’ 백화점 상품권의 반란

상품권, 백화점 온라인몰 인기상품 ‘베스트100’ 이례적 1위 올라
김영란법·합리소비 영향 ‘5만권 수요 늘었다’
10일 추석 연휴···“선물 미리 장만하고 여행” 구매 시기도 빨라져
  • 등록 2017-09-12 오후 1:52:11

    수정 2017-09-13 오전 9:06:51

[이데일리 최은영 유통전문기자]추석 대목을 앞두고 명절 선물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백화점 상품권이 최고 인기 추석 선물로, 그것도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온라인 또는 모바일로 간편하게 구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세계백화점 온라인몰 ‘베스트100’. 신세계상품권이 1위에 올랐다.
추석 연휴를 20여 일 앞둔 지난 10일부터 11일 신세계백화점 온라인몰 신세계몰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신세계 상품권’이었다. 실시간 베스트셀러 상품을 순위별로 나열한 ‘베스트100’에서 이틀 연속 1위에 올랐다. 12일 오전 현재도 3위를 기록 중이다.

백화점 상품권은 온·오프라인으로 모두 구매할 수 있지만 개인 고객의 경우 현금으로만 결제해야 하는 등 사고 위험이 있어 이전까진 백화점 등 유통매장을 직접 방문해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업계에서도 추석 등 명절에는 상품권 구매 수요가 늘게 마련이지만 백화점 상품권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고객들이 많은 상황에서 온라인 판매 1위에 오른 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일반 매장에서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하려면 사용자의 신분증과 재직증명서, 법인사업자등록증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하지만 온라인은 서류 제출 없이 법인 공인인증서로 보안 절차만 거치면 되기 때문에 알고 보면 더 편리할 수 있다”면서 “5만원 이상 주문하면 무료 배송해주고 상품권 봉투도 구매 수량만큼 스티커와 함께 배송된다. 주문 후 영업일 기준 3일 이내 특수화물 운송으로 빠르고 안전하게 받아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러한 이점이 알려지면서 최근 온라인을 통한 상품권 구매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이 추석 한 달 전 일주일간(9.3~10) 신세계몰에서 판매된 상품권 금액대별 판매 비중을 살펴본 결과 예년과 달리 5만원권의 수요가 부쩍 늘었다. 5만원권이 10만원권과 함께 각각 전체 발행금액의 38.2%로 판매 비중이 가장 컸다. 그중에서도 5만원권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수치가 22.0%포인트나 급등했다.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전 마지막 명절이었던 작년 추석 같은 기간(8.14~21)에는 10만원권이 59.8%로 판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5만원권은 1만원권(17.3%)보다 수요
롯데백화점 ‘모바일 상품권’ 구매 이미지.
가 덜한 16.2% 수준에 머물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한 상품권 구매는 법인보다 개인 고객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며 “올해 5만원권 수요가 급증한 건 김영란법의 영향과 합리적인 소비 트렌드가 자리잡은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추석연휴는 토요일인 9월 30일부터 한글날인 10월 9일까지 무려 10일에 이른다. 어느 때보다 연휴가 긴만큼 이 기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그런 만큼 명절 선물 구매 시기가 일주일 이상 앞당겨진 것도 특징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추석 한 달 전 일주일간 상품권 판매 현황을 살펴본 결과 전년 대비 91.3% 두 배 가까이 매출이 신장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명절 선물세트 판매기간 상품권은 인기 품목 10위권에 꾸준히 오르는 상품이지만 올해는 추석 연휴가 길어 법인 고객들이 구매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핸드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선물하고 선물 받아 쓸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도 인기다.

12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작년 7월19일 모바일 상품권을 출시한 이후 한 달여 동안 610억 원어치가 팔렸고 매월 구매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번 추석 명절을 앞두고도 한 달 전 일주일간 매출이 전년 대비 12.0% 두 자릿수 신장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러한 소비자 반응을 감안해 모바일 상품권 사용처를 백화점·아웃렛뿐 아니라 마트·슈퍼 등 롯데 계열사 전체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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