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월 3, 4만 원짜리 저가 요금제를 쓰는 사람이 자신이 구매한 데이터로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를 못 쓰게 만든 것은 이동통신회사들이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남용행위’를 한 것일까.
아니면 주무부처의 mVoIP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어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통사들이 자사 고객 간 통화에만 전면 허용하고 타사와의 통화에서는 월 6만 원 이상 요금제에 한해 허용해도 되는 걸까.
이 같은 논란을 법적으로 해결하자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경실련, 민변, 오픈넷, 진보넷, 참여연대는 9월 초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를 상대로 저가요금제에서 mVoIP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취지로 법원에 손해배상청구 소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오픈넷 홈페이지에서 소송에 참여할 원고를 모집한다. LG유플러스는 mVoIP 전면허용으로 소송대상에서 빠졌다.
박경신 오픈넷 이사(고려대 교수)는 “이통사가 이용자가 구매한 데이터를 저액 요금제라는 이유로 mVoIP 서비스를 못하게 하는 행위는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남용행위 중 불이익제공 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이통사는 이용자에게 mVoIP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면서 추가로 발생한 금액에 해당하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사들이 mVoIP 서비스 사용을 방해하는 것은 거래상대방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통신 업계와 정책 당국은 아직 망중립성에 대한 정책 결정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정거래법에서 규율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6월 당시 방송통신위원회 석제범 통신정책국장은 “mVoIP 서비스는 신규 서비스로 법률적 지위가 명확하지 않고 막대한 투자가 수반되는 이통통신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에, 정부의 m VoIP에 대한 명확한 기준(법적 기준, 정책)이 없어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 역시 이 같은 입장을 존중해 ‘혐의 없음’으로 종결한 바 있다.
| 이데일리가 지난해 11월‘차기정부의 ICT 정책’에 대해 박근혜 후보 측 윤창번 방송통신추진단장, 문재인 후보 측 윤광식 IT미디어팀장, 안철수 후보 측 정인숙 방송통신포럼 대표를 만나 직접 설문을 받은 결과, 망중립성에 대해 시각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망중립성 문제는 KT와 삼성전자가 스마트TV에서 대용량 트래픽 발생을 두고 다투고, 카카오톡과 다음커뮤니케이션 SK플래닛 등이 제공 중인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허용 여부에 대해 논쟁이 가열되면서 핫이슈로 부각하고 있다. 세 후보 중 ‘보이스톡’ 전면허용은 안철수 후보만 찬성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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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IT 전문가들은 오픈넷 등의 이번 소송이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추진 중인 ‘인터넷 트래픽 관리기준’ 성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mVoIP의 경우 망내 허용 등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다소 줄었지만, 다른 콘텐츠의 유통 문제에 있어서는 비슷한 논란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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