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피크아웃(고점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외국계 헤지펀드가 원화 강세 흐름으로 전망을 바꾼데다가 환율이 일정 레벨에 도달하면 사고 파는 알고리즘 매매가 많아진 것도 환율 급락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1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환율은 이날 오후 2시께 전 거래일 종가(1377.5원)대비 51.25원 하락한 1326.25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 하락을 따라 전일 대비 30.0원 내린 1347.5원에 시작한 뒤 낙폭을 51원 안팎까지 확대하면서 1320원대로 급락했다. 환율이 장중 저가 기준 1320원대를 나타낸 것은 지난 8월 19일(1324.2원) 이후 처음이다.
환율이 50원 이상 급락한 것은 미국 물가지표를 확인한 뒤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긴축 속도조절, 강달러 기조의 고점 통과에 대한 시장의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그간 오버슈팅(일시적 폭등) 했던 수준을 한꺼번에 되돌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7.7% 오르는데 그쳐, 시장예상치(7.9%) 보다 낮았다. 미국 물가가 7%대로 하락한 것은 8개월 만이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규모가 확대되면서 3% 안팎으로 상승폭을 키운 것도 원화 반등에 영향을 줬다.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투자자가 5050억원 가량 순매수 하는 등의 영향에 전일 대비 3.03%오르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외국인이 1600억원 사고 기관도 순매수하면서 2.90% 가량 오르는 중이다.
환율 급락 영향엔 미국 물가가 가장 큰 영향을 주긴 했지만 외국계 헤지펀드가 원화 강세 흐름으로 전망을 바꾼데다가 환율이 일정 레벨에 도달하면 사고 파는 알고리즘 매매가 많아진 것도 환율 급락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외국계 헤지펀드 사이에서 원화 강세 쪽으로 전망을 바꿨단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화 반등폭이 더 커진 것 같다”면서 “알고리즘 매매가 많아지면서 환율이 오를때, 내릴때를 가리지 않고 급등, 급락폭이 더 커진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