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최 회장은 이 펀드는 SK그룹의 전략적 펀드였다는 기존 주장을 철회하면서, 김원홍 씨가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를 도와주라고 해서 펀드 구성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전략펀드 아니었다”..“횡령은 몰랐다” 김원홍 고소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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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변호사는 “2008년 10월경 김원홍의 종용에 따라 최태원 피고인이 펀드 구성을 주도했다”면서 “하지만 피고인이 선지급된 펀드 돈이 김원홍으로 간 사실을 알았거나, 공모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017670), SK C&C(034730) 등 계열사들이 2008년 10월부터 12월까지 베넥스가 만들려던 펀드에 투자한 것에는 관여했지만, 정식 펀드 결성 전 선입금 된 돈 중 450억 원이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 계좌를 거쳐 김원홍 씨에게 흘러들어간 것은 몰랐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그는 “최 회장은 2012년 6월 2일 김원홍을 대만에서 마지막으로 만나고 관계를 완전히 단절했다”며, 최 회장의 여권사본과 출입국사실증명을 증거로 제출했다.
또 “최 회장은 김원홍을 기만죄로 형사 고소할 생각”이라며, 최태원 회장이 쓴 탄원서도 함께 제출했다.
새 변호인, 재판 전략 변화인가..핵심 주장은 같아
이공현 변호사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출신으로, 항소심 막바지인 지난 16일 최 회장 변호인으로 전격 선임된 인물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행보가 문용선 부장판사가 유죄 심증을 전제로 최 회장의 자백과 반성을 요구한 데 대한 응답으로 평가하나, 항소심 이후 최 회장의 주장이 본질적인 면에서는 변한 게 없다는 점에서 재판 전략의 변화라기보다는 진실대로 주장하되 김원홍 씨에 대한 거리 두기를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태원 회장은 피고인 신문에서 “처음부터 김원홍 씨의 권유에 의해 그리됐다고 말하지 못한 이유는 김원홍 씨를 드러내는 게 부끄러운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0년 넘게 지속한 김원홍과의 관계를 끊는 데 대해서는 ”상당히 참담했고, 그동안 그 사람만 믿고 신뢰해 왔는데 돌이켜 보면 사기밖에 안 남아서 인간적인 배신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최 회장은 김원홍 씨를 1998년 손길승 부회장(현 SK텔레콤 고문) 소개로 알게 됐으며, 2005년 이후 선물투자를 맡겨 지금까지 6000억 원 정도 회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