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와 사모펀드(PEF) H&Q는 11번가 지분 교환을 두고 초기 협의를 진행 중이다. 매각 협상을 실무적으로 관리하는 H&Q 측이 먼저 오아시스 측과 접선해 기본적인 조건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11번가 FI 구성은 국민연금(3500억원), H&Q(1000억원), MG새마을금고(500억원) 등이다.
다만 FI들이 원하는 회수 조건을 두고 협상 초반부터 논의 진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아시스가 제안한 지분 교환 방식의 M&A를 검토한 H&Q측이 협상 진전의 전제조건으로 기업공개(IPO) 확약 및 풋옵션 등 자금회수 보장을 위한 조건을 달 것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H&Q 측은 함께 11번가에 자금이 묶인 국민연금·MG새마을금고 등 다른 FI들이 동의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잡아두고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려는 모양새다.
H&Q 관계자는 “11번가 매각에 관해서는 여러 대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며 “오아시스 측이 해온 제안도 그 중 하나이고, 극히 초기 단계다. 여러 검토안 중 추진할만한 안이 윤곽이 잡히면 다른 FI들과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11번가는 사람을 자르고, 건물을 옮겨 판관비를 줄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매각 중인 기업이 단기간 내에 지표를 끌어올리기 위한 보편적인 시도다.
그러나 11번가가 아무리 고강도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기업가치 향상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포화 상태라 생존 경쟁이 극심해진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실적과 성장성 제고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입점 밴더(판매자) 및 광고 실적이 하락할 것이란 점에서 실적 전망도 비우호적이다.
전망은 점점 더 부정적이다. 중국계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등이 국내 시장에 참전한 데 이어 유튜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까지 플랫폼을 활용해 이커머스 시장으로 뛰어들기 시작해서다. 이에 11번가 외에도 신세계그룹(G마켓·SSG닷컴)과 롯데그룹(롯데온) 등이 저마다 보유한 플랫폼 체질개선을 시도하고 있음에도 성과에 대한 시장 기대가 극히 낮은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