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실수? 여유롭게 넘겨” 韓 반발 조소한 中[중국나라]

中 관영 매체, 파리올림픽 개막식 국기 실수 문제 다뤄
“한국한테만 실수한 것 아냐, 프랑스 국민 자유로움 때문”
中 네티즌들 “평창올림픽 실수 때문에 복수 받고 있는 것”
  • 등록 2024-07-30 오후 3:43:57

    수정 2024-07-30 오후 3:43:57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프랑스에서 열리고 있는 파리올림픽에서 잇단 실수가 나오면서 논란이 커졌다. 스포츠 열기가 높은 편인 중국에서는 한국측의 반발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하지만 파리올림픽 자체는 성공적이라며 한국 네티즌들의 비판을 우회적으로 조소하는 듯한 모습이다.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을 태운 보트가 트로카데로 광장을 향해 수상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GT)는 30일 ‘중국 네티즌들은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국기 실수에 대해 프랑스 사람들의 여유로움 때문이라고 농담하고 있다’(Mistakes of South Korean national flag during Paris Olympics joked as French people’s ‘sense of relaxation’ by Chinese netizens)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지난 26일 열린 파리올림픽 개막식에서는 대한민국을 북한으로 잘못 소개해 큰 논란이 일었다. 이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과를 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27일 파리올림픽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은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오상욱의 이름을 오상구(Oh Sangku)로 잘못 기재하는 등 실수를 연발하며 한국측의 큰 반발을 샀다.

GT는 개막식에서 각국 대표단이 보트를 타고 센강을 지나가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파리올림픽 SNS 계정에 게시됐는데 태극기만 흐릿하게 나왔다며 한국 네티즌들이 차별을 주장했다는 보도를 전하기도 했다.

프랑스 언론이 파리올림픽을 보도할 때 한국 국기와 일본 국기를 하나로 합쳐 한국 국기로 잘못 쓰거나 메달 집계 전광판에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기가 한국 국기로 잘못 표기되는 실수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결승전에서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오상욱이 원우영 코치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GT는 “잇따른 실수로 인해 한국 시청자들의 감정이 상했고 많은 한국 네티즌들은 이러한 실수를 단순히 올림픽 개최국의 문제가 아닌 외교적 의전의 문제라고 언급했다”며 “일부 한국 네티즌들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프랑스 대표단이 러시아 국기를 달고 입장한 것을 두고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한국에 복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도 파리올림픽은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은 현재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고 있다. 중국 현지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주변국인 한국이 파리올림픽에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는 점도 이들에겐 흥밋거리인 듯하다.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인 바이두에선 최근 며칠 동안 파리올림픽에 대한 한국 네티즌들의 비판을 언급한 검색어가 인기 상위에 올라와 있다.

다만 중국 현지 매체들이 한국의 분노에 동조하기보다는 한걸음 떨어져 보면서 조소하는 느낌이 크다.

파리올림픽 실수에 대해 한국 네티즌들이 반발하는 내용을 담은 기사에는 “한국인들은 사소한 차별에도 민감한 것 같다. 주최측이 사과했는데 또 뭘 원하나”, “한국에서 먼저 (평창올림픽 때) 프랑스 국기를 잘못 쓴 것 아니냐”며 비판하는 내용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호주의 한 방송사가 파리올림픽 종합 순위를 소개하면서 한국 국기를 중국의 오성홍기로 표기했다. (사진=바이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GT 역시 “신뢰할 수 없는 프랑스 조직위원회에선 다른 국가와 관련된 실수도 수시로 발생했기 때문에 실제로 한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며 “많은 중국 네티즌들은 이러한 사건이 프랑스 사람들의 칭찬할 만한 ‘여유’를 나타낸다고 농담을 던졌다”고 전했다.

파리올림픽은 프랑스 국민의 개방성과 자유, 포용성을 보여준 것으로 사소한 잘못 정도는 넘어갈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지 않냐며 에둘러 한국측의 반응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파리올림픽에 대한 중국의 ‘관대한’ 태도는 개최국인 프랑스와 관계에서 유추할 수 있다. 서방과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중국은 유럽연합(EU) 중 프랑스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5월 프랑스를 찾아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 유럽과 관계 개선을 도모하기도 했다.

GT는 “경기장 실내에서 열렸던 이전 올림픽 개막식과는 달리 파리올림픽 조직위가 센강변에서 야외 개막식을 마련한 것은 혁신이적이었다”며 “각국 선수단 소개 사이사이 마련된 공연과 강변을 바라보는 관중들의 모습에 전세계 관객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땅도 넓고 사람도 많은 중국에서는 매일매일 다양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중국나라(중국나라)’는 온라인 밈으로도 활용되는 ‘오늘도 평화로운 ○○나라’를 차용한 시리즈입니다. 황당하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뿐 아니라 감동과 의미도 줄 수 있는 중국의 다양한 이슈들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