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선박·해양정보 표준' e-내비 전쟁서 순항할까?

'선박 안전+신 산업' 두마리 토끼 잡는다
조선기술 1등…해양통신장비 기술 미약
신산업 새판짜기…끼어들 틈 열려 있어
  • 등록 2015-07-28 오후 4:27:03

    수정 2015-07-28 오후 5:32:53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한국이 선박의 항로와 정보를 육상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e-내비게이션(e-Navigation)’ 표준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2020년까지 1300억원을 투입해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해 세계 표준을 주도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해양통신장비 기술을 유럽과 미국, 일본이 좌지우지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선박 안전+신(新) 산업’ 두마리 토끼 잡는다

해양수산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국형 e-내비게이션 전략 이행계획을 발표하고 2016년부터 5년 동안 기술개발에 669억 원,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 같은 인프라 확충에 639억 원 등 총 130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e-내비게이션은 기존의 선박운항기술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복합해, 각종 선박 및 해양 정보를 육상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차량용 내비게이션이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해 위치 정보만 제공한다면, e-내비게이션은 선박 위치는 기본이고, 해수나 선박 상태를 실시간으로 육상 기지센터로 보낸다.

갑자기 선박이 해로를 이탈하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육상관제센터에 경보음이 울려, 세월호와 같은 대형 사고를 사전에 막을 수도 있다는 게 해수부의 설명이다.

e-내비게이션은 산업 측면에서도 가치가 크다. 향후 10년간 해상이동통신·인터넷 및 콘텐츠 분야 신산업 창출 직·간접 예상 규모가 1200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해 11월 e-내비에기션 전략이행계획을 수립해 2017~2018년 단계적으로 표준을 만들고 2019년부터 일부 상용화하겠다는 방침이라 표준 획득을 위한 각국의 소리없는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e-내비게이션이 구축되면 기존에 10여개 기기를 봐야했던 항해사는 단 하나의 단말기만 보면서 선박 운전을 할 수 있게 된다.


조선기술은 최고지만…전자장비는 미약

한국이 e-내비게이션 출사표를 던졌지만, 사실 국제 표준 획득까지는 만만치 않은 과정이 남아 있다. 한국은 조선 강국으로 선박제조 기술은 세계 으뜸이지만, 선박에 들어가는 각종 전자장비 기술에서는 거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유럽과 미국, 일본이 거의 주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나 해양수산 분야는 안전이 가장 최우선시 되는터라 새로운 사업자가 끼어들 틈이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미 유럽연합(EU)은 2012년부터 8개에 달하는 e-내비게이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역내 국가간에도 기술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쟁탈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도 각각 2011년, 2008년 e-내비게이션 전략이행 계획을 마련하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계획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모양새다. 오래 전부터 준비를 했지만, 크게 각광을 받지 못하다가 작년 세월호 사고가 터지면서 뒤늦게 탄력을 받게 된 셈이다. 기존과 달리 해양통신장비가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되고 있는 상황이라 한국의 ICT 강점을 살린다면 국제 표준을 주도할 수도 있다는 전략이다.

특히나 한국은 e-내비게이션 개발을 중·소형 어선용으로도 집중하고 있다. 국내 어선 사고의 80% 이상이 5t이하 어선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대부분 항법장치가 없는 현실을 감안해서다. 이 분야를 집중한다면 차후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쪽 틈새시장을 노릴 수도 있다는 복안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해양통신장비 시장에서 한국의 영향력은 미약하지만 신산업 분야가 열리고 있는 만큼 우리가 끼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국제 표준을 정하는 IMO사무총장이 한국인이라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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