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 당시 검찰 조사가 진행중이어서 금감원이 추가 조사를 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지만, 금감원의 사전 인지가 확인됨에 따라 라 회장 차명계좌에 대한 금감원의 봐주기 논란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신한은행 검사를 담당했던 안종식 금감원 실장은 12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검사 당시 라 회장의 차명계좌를 조사했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지난해 검사에서 차명계좌가 일부 있다는 정황이 있었다"고 밝혔다.
차명계좌라는 의심을 가진 이유는 신한은행 일부 직원들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38억원을 송금한 명세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안 실장은 "2007년에 자기앞 수표를 발행해 박 전 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돼 있었는데 그 당시 예금주가 영업점에 직접 나타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차명계좌일 수 있다는 의심을 갖게 된 정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 신한은행이 검찰 수사중이었고, 원본서류가 검찰에 압수돼 있어서 확인할 수는 없었고, 이를 담당 국장과 본부장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라 회장의 차명계좌 정황을 사전에 일부 포착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지난해 신한은행 검사에서 라 회장의 차명계좌를 발견하고도 정권 실세로부터 압력을 받아 이를 덮고 라 회장의 4연임을 묵인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했었다.
이날 국감에서는 또 라 회장의 차명계좌 수가 1000개에 달하고, 이백순 행장이 라 회장의 지시로 이희건 명예회장의 경영자문료 가운데 3억원을 비자금으로 준비할 것을 비서실에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김종창 금감원장은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국민은행이 선진국민연대 유럽네트워크 위원장을 지낸 이미영씨의 아들 이강근씨가 운영하는 와인 수입업체 '와인프린스'에 특혜 대출을 해줬다는 논란도 제기됐다.
조재형 국민은행 청운동 지점장은 이날 이 문제와 관련한 증인으로 나와 "와인프린스가 재무상태가 안 좋지만 국민은행이 이강근 씨의 부친이 가진 영향력을 고려해 대출을 해줬다"는 당시 대출심사평 내용을 확인했다. 김종창 금감원장은 이에 대해 "종합검사 때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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