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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경제통’ 김동연은 달랐다. 경기도지사 취임 이후 첫 해외출장에 나서 미국 기업으로부터 4조 원, 일본 기업으로부터 2400여억 원 규모 투자유치를 이끌어내면서다.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4조 원이 넘는 외국인 투자 유치는 전국 광역단체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성과다.
투자유치 뿐만 아니다. 국내 청년들이 미국과 일본 유수 대학에서 경험을 쌓아 ‘기회의 사다리’를 오를 수 있도록 물꼬도 텄다.
미국 미시간·버지니아주와는 자동차, 이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전략산업에 대한 혁신동맹 구축을 위한 교두보를 놓는 성과도 거뒀다.
친환경물류·산업용가스·반도체소재 등 美 4개 기업 경기도로
김동연 지사는 지난 9일~15일까지 일주일간 미국 미시간, 뉴욕, 코네티컷,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등 5개 지역을 종횡무진했다. 노력은 결실로 돌아왔다. 4곳의 해외기업으로부터 4조 원대 투자를 유치하면서다.
먼저 글로벌 물류기업인 ESR켄달스퀘어㈜는 경기도내 100만㎡ 규모 친환경 복합물류센터를 개발키로 했다. 7년간 약 23억 달러(한화 약 3조 원)를 쏟아붓는다.
미국 코네티컷에서는 역시 산업용 가스 기업인 린데(Linde)사와 3억8000만 달러(한화 50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었다. 린데사는 지난 1월 15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은 데 이어 3개월 만에 3배가 넘는 추가 투자를 결정해 의미를 더했다.
반도체 소재 분야 기업인 미국 인테그리스사는 종합연구소를 수원시에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인테그리스는 수원시 내 약 6600㎡ 부지에 반도체 소재 개발 연구소를 설립한다. 해당 연구소에서는 150여 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신규 고용하게 된다.
미국 방문 기간 중 혁신동맹 구축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김동연 지사는 11일 그레첸 휘트머(Gretchen Whitmer) 미시간 주지사와 만나 자동차, 이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전략산업에 대한 혁신동맹 구축 추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14일에는 글렌 영킨(Glenn Youngkin) 버지니아 주지사와 전화 통화를 통해 양 지역 간 관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경기청년들 미국 유수 대학에서 해외연수 기회
투자유치와 함께 주요 미국 방문목적인 청년기회 확대 측면에서도 김 지사는 미시간주립대, 뉴욕주립대버팔로와 ‘경기청년사다리프로그램’을 함께하기로 합의하는 등 주목할만한 성과를 이뤘다.
경기청년사다리프로그램은 경기도 청년을 대상으로 해외 대학 연수와 현지 문화체험을 통해 더 높은 꿈을 실현할 기회를 주고 다양한 진로 개척과 도전 의지를 주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사회적 격차 해소와 계층이동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대학과의 협약에 따라 올해만 80명 이상의 경기도 청년이 두 미국 대학에서 해외연수를 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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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도 반도체 러브콜, OKTA 10월 수원 유치도
미국에 이어 16일~19일까지 3박 4일간의 일본 일정에서도 김동연 지사는 일본 반도체 기업의 경기도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김 지사는 지난 17일 가나가와현 지가사키시 알박(ULVAC)그룹 본사에서 평택에 1330억 규모 반도체 제조장비 기술개발 연구소를 유치하는 내용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알박그룹 계열사인 한국알박은 반도체 제조 장비 기술개발 연구 강화를 위해 평택 어연·한산 외국인 투자산업단지에 건물 연면적 1만3168㎡의 연구소를 내년 3월 준공 예정이다. 향후 5년간 1330억 원을 투자해 150여 명 규모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튿날인 18일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서는 도쿄오카공업 본사를 방문, 평택 포승(BIX)지구 내 1010억 규모 첨단 제조시설을 구축하는 투자협약을 맺는다. 도쿄오카공업은 포승지구 산업시설용지 5만5560㎡에 반도체 핵심 품목인 포토레지스트 제조시설을 2027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오는 10월 개최 예정인 세계한인무역협회(World-OKTA·월드옥타)제 27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의 경기도 수원 유치도 이뤄질 전망이다. 오는 20일 유치가 확정되면 10월 1000여 명에 달하는 전세계 한인 경제인들이 수원으로 모이게 된다.
김동연 지사는 이번 해외방문 성과에 대해 “지금도 경기도가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성장, 4차 산업 분야의 중심이긴 하지만 대한민국의 중심이 아니라 세계의 중심으로 만들고 싶다”라면서 “이번 투자가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대한민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