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초반부터 난장판이다. 여야는 연일 막장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야당 단독 처리의 후폭풍이다. 이 과정에서 여야가 강조해왔던 협치는 완전히 실종됐다. 추석연휴 이후 “제발 싸우지 말라”는 민심을 떠받들겠다던 여야는 사생결단의 태도다.
상대방을 향한 독설이 춤을 춘다. 새누리당은 정세균 국회의장을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국회의장 직함도 생략한 채 “정세균 의원”이라고 부르며 의회파괴 독재자로 규정했다. 이정현 대표는 정세균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반면 야당 역시 이번 사태의 배후에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다. 김재수 장관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여당을 향한 비아냥과 조롱을 쏟아내고 있다. 이 대표의 단식을 “정치쇼이자 코미디”라고 깎아내렸다.
문제는 여야의 갈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차기 대선을 겨냥한 여야의 주도권 다툼은 물론 박 대통령의 레임덕 여부와도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여야 모두 강경론이 득세하면서 협상파들이 목소리를 내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27일 어렵게 국감 참여를 결정한 새누리당 소속 김영우 국방위원장이 위원장실에 감금당한 게 대표적이다.
강대강 대치가 지속되면 국정파행은 예상보다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어느 쪽도 승리할 수 없는 게임이다. 정세균 의장의 사과와 야당의 유감 표명으로 국회가 정상화되든, 새누리당이 여론의 압력이 밀려 명분없이 복귀하든 여야 모두 상처뿐인 영광이다. 결론은 공동패배다. 국민은 따끔하게 회초리를 들 것이다. 집권여당이 국정을 내팽개쳤다는 이유로 또 야당이 다수의 힘을 이용해 횡포를 부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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