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물류비용만 1조"…한국타이어, 고급화로 코로나 파고 넘는다(종합)

25일 아시아 최대 규모 테스트 트랙 '한국테크노링' 준공식
원자재·물류비 상승 등 코로나 위기 극복할 기술 혁신 공간
"신사업 발굴 위해 인수합병 대상 물색…대전·금산공장 현대화 추진"
  • 등록 2022-05-25 오후 3:00:09

    수정 2022-05-25 오후 9:17:57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25일 충남 태안 한국테크노링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한국타이어 제공)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2020년만 해도 물류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이 2000억원이 안됐지만 지난해 비용이 45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올해 계획대로라면 1조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는 최상의 타이어 품질과 고급화로 경쟁 우위를 점하도록 하겠습니다. 한국테크노링이 바로 핵심기지입니다.”

이수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 대표이사는 25일 ‘한국테크노링’ 준공식 겸 ‘한국타이어 프레스데이 2022’에서 최근 경영 위기 요소로 떠오른 물류비 상승에 대해 고급화 전략으로 코로나19로 맞닥뜨린 파고를 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준공한 한국테크노링은 축구장 약 125개 크기에 달하는 부지면적 126만㎡(38만 평)에 총 13개의 다양한 트랙을 갖춘 아시아 최대규모 및 최장 테스트 노면을 갖췄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한국타이어 지주회사) 회장도 인사말을 통해 “급변하는 모빌리티 환경에 선제 대응하고 중장기 성장 동력을 갖추기 위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테스트 트랙을 갖췄다”며 “한국타이어는 양질의 신차 테스트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로 업무에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테크노링, 고급화 요람될 것”

한국타이어는 연구개발(R&D)의 최종 단계인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할 한국테크노링을 구축하며 글로벌 타이어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예정이다.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의 전동화 전략에 맞춰 전기차 전용 타이어 개발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폭스바겐, 포르쉐, 아우디, 테슬라 등에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공급하는 성과를 이뤘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을 론칭하는 등 전기차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한국타이어가 받아든 성적표는 실망스럽다. 한국타이어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 7907억원, 영업이익은 126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2.2% 감소했다. 한국타이어의 실적 부진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 탓이다. 실제 타이어의 원료인 천연고무 가격은 2020년 1톤(t)당 172만원 수준에서 지난해 말에는 t당 210만원으로 올랐다. 물류비 상승은 더 큰 악재다.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물류비는 2020년 2000억원 안팎에서 지난해 45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올해는 1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타이어는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으로 위기에 봉착했지만 타이어 가격 인상으로만 해결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기술 혁신을 통한 품질 향상과 고급화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준공한 한국테크노링은 기술 혁신의 핵심기지가 될 전망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한국테크노링은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 등 자동차산업을 선점할 수 있는 최첨단 테스트 센터로써 역할을 수행한다”며 “혁신을 실현할 대표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태안에 위치한 한국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테스트 베드 ‘한국테크노링’ 전경. (사진=한국타이어 제공)
공격적 신사업 발굴·양적 성장 등 중장기 계획도 공개

이날 프레스데이에서는 한국타이어의 중장기 계획도 공개됐다. 한국타이어는 신사업 발굴을 위해 새로운 인수합병(M&A) 대상을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5월 신성장 동력 발굴과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 등을 담은 미래 성장 포트폴리오 스트림(S.T.R.E.A.M)을 발표했다. 한국타이어는 같은 해 11월 캐나다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기업 프리사이슬리 마이크로테크놀로지(프리사이슬리)를 2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안종선 한국앤컴퍼니 경영총괄 사장(COO)은 “산업이 성장하고 차별적인 기술력, 자본이 비교적 덜 투입되는 3가지 요소를 충족하는 신사업 발굴을 위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 신사업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적 성장에도 집중한다. 한국타이어는 오는 2025년까지 약 3000억원가량을 투자해 대전과 금산 타이어 생산 공장에 대한 현대화도 추진한다. 한국타이어는 이 같은 투자를 시작으로 글로벌 타이어 생산량을 약 1억개에서 1억3000~1억4000개까지 단계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현재 글로벌 타이어 기업 1위인 미쉐린타이어가 연간 2억개를 생산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유사한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현대자동차그룹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에도 자사의 타이어가 장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 사장은 “한국타이어는 전 세계적으로 포르쉐, BMW, 아우디 등에도 납품하고 있다”며 “현재는 제네시스에 수입산 타이어가 탑재되고 있지만 현대차와 긴밀하게 협조해 자사의 타이어가 장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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