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대국민 사과해야"…갓달러 공포에 비판론 커졌다

제레미 시겔 "연준, 정책 실기 사과해야"
인플레 두고 긴축 적기 놓쳐 경착륙 초래
연준은 반박…"시장·대중 신뢰 잃지 않아"
  • 등록 2022-09-27 오후 3:09:05

    수정 2022-09-27 오후 9:42:05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둘러싼 정책 실기 비판론이 커지고 있다. 뒤늦게 인플레이션 잡기에 나선 연준의 과도한 긴축에 ‘갓달러’ 공포감이 커지면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모두 경착륙 위험에 처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투자 전략가인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 (사진=와튼스쿨 제공)


세계적인 투자 전략가인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26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지난 2년간 과도한 통화 완화에 있다”며 “연준은 잘못한 통화정책에 대해 미국인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롬 파월 의장은 (초강경 긴축을 통해) 임금 인상을 무너뜨리고 노동시장을 무너뜨리겠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과도하게 돈을 푼 이후 적절한 시기에 이를 조이지 않고 갑자기 기준금리를 확 올리니, 경제 전반에 충격이 오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최근 긴축을 두고) 연준이 너무 강경하게 말하고 있다”며 “(소비자물가지수와 같은) 지연된 인플레이션 지표보다는 경기 침체를 야기하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연준은 각종 경제 지표들을 다루는 방식이 일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시겔 교수뿐만 아니다. 월가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회장은 최근 투자자 대상 화상 대담에서 “연준이 경제를 쓰레기장 안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화제를 모았다.

건들락은 “너무 과도한 긴축으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연준은 숨을 고르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건들락은 2년여 전부터 누구보다 일찍 긴축 필요성을 주장했던 인사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말만 반복하며 지난해 내내 돈을 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정책 실기를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다만 연준 측은 이같은 비판론에 선을 그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워싱턴포스트(WP) 행사에서 “연준은 시장과 대중의 신뢰를 잃지 않았다”며 “지역을 돌면서 (느끼는 건) 사람들이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는데 고무된다”라고 말했다. 보스틱은 연준 총재 후보군에 거론됐을 정도로 연은 총재들 중 영향력이 큰 인사로 손꼽힌다.

그는 이어 “대중들의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연준 목표치인 2%에 이미 있거나 혹은 근접했다”며 “대중들로부터 격려의 말을 듣는다”고 덧붙였다.

연준 고위 인사들은 오히려 초강경 긴축 기조를 더 강조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MIT 금융정책센터 행사 연설에서 “현재 인플레이션의 수준과 전망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보스턴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해서는 실업률이 다소 올라갈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되돌리려면 통화정책을 추가로 긴축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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