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수요측 물가 압력 내년까지"…연간 물가 올해 5.2%, 내년 3.7%

한국은행 8월 수정경제전망 기자간담회
올해 연간 물가 5.2%, 성장률 2.6% 전망
물가는 상방, 경기는 하방 압력 큰 상황
유가 하락에도 수요측 물가압력 지속돼
  • 등록 2022-08-25 오후 3:38:41

    수정 2022-08-25 오후 4:16:35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국은행 조사국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5월 전망보다 0.7%포인트나 높인 5.2%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물가도 2.9%에서 0.6%포인트 올린 3.7%로 예측하면서 고물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했지만, 천연가스나 석탄 등 다른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큰데다가 수요측 물가 압력이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확대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연간 성장률 전망은 올해 2.6%, 내년 2.1%로 각각 0.1%포인트, 0.3%포인트 소폭 낮춰 잠재성장 이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 사진 왼쪽부터 김민식 국제무역팀장, 이정익 물가동향팀장, 이환석 부총재보, 김웅 조사국장, 최창호 조사총괄팀장.


다음은 수정경제전망 기자간담회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이번에는 왜 시나리오별 경제전망 수치를 따로 발표하지 않았나.

△감염병 재확산, 우크라이나 전쟁 등 시나리오별로 전망을 나눌 기준을 정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 중국의 경기부양책 확대 등은 성장률 상방 요인이나 지금은 하방 리스크가 더 큰 상황이다. 크게 세 가지로 먼저 미국의 금리인상 폭 결정과 경기 희생 감수 정도에 따라 세계경제와 우리 경제가 함께 영향을 받는다. 또 유럽은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시 전체 성장률이 1~2% 하락하는 상황인데, 이것 역시 불확실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중국도 부동산 경기악화로 안 좋은데 제로 코로나19 정책을 유지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려 있다.

-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무역수지 영향에 대해 설명해달라.

△올해 1~7월중 무역수지는 전년동기대비 340억달러 감소했다. 이중 300억달러, 그러니까 80~90% 가량이 유가, 석탄,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 변동에 의한 것이다. 이런 것을 토대로 1년에 90억불 안팎으로 수입하는 국제유가만 놓고 단순 시산해보면 연평균 유가가 10달러 하락하면 무역수지 적자폭이 90달러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만큼 무역수지 적자에 가격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국제유가 2분기 정점 예상이 많은데 내년에도 물가가 3.7%로 높은 이유는 뭔가.

△거리두기 해제 이후 소비 회복되며 근원물가 상승률이 올라가는 흐름이다. 국제유가가 내년 2~3분기 정점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나 낙폭이 급격한 것은 아니고, 소비자 물가상승률 둔화 효과는 있겠으나 기조적 물가 흐름은 올라가는 것으로 봤다. 그동안 오른 에너지 가격 등이 내년에도 가스, 전기 등에 영향 이어질 것이다. 또 유가가 내려도 천연가스 가격은 올라가고 있고 석탄 수요도 늘면서 다른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크다. 유가만 가지고 에너지 가격 떨어졌다고 판단하긴 어렵다.

-기대인플레이션이 4~5%로 높으면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것이라고 봤는데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물가 상승률이 2%대 수준에 머물면 일반 사람들의 집중도가 덜하지만, 물가상승률이 5% 이상으로 높으면 체감도가 높다.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 요구나 기업의 가격 결정에 영향을 준다. 실제로 제품 가격 인상 품목 비중도 늘고 임금 인상 요구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수치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 정도를 수치로 정확히 말하긴 어렵다.

-소비 영향에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다고 했는데, 한은이 금리를 올려도 수요측 물가 압력이 계속 오르는 이유는 뭔가.

△거리두기 해제 이후 소비가 좋았다. 1분기 소비는 전기대비 0.5% 감소했는데 2분기 3.0%로 올랐다. 대면서비스업 등 호조에 예상치 2.4%보다 높았다. 이연 소비 효과도 있지만 가계동향 조사 등을 보면 소득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물가 상승 감안한 근로소득이 늘고 고용이 증가하며 임금도 올랐다. 사업소득이라고 해서 자영업자들이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거둔 이익도 있고 80조원 가량의 추가경정예산안 집행에 따른 이전 소득 효과도 있다. 문제는 앞으로 이런 흐름이 꺾이느냐 하는 것인데 3분기 수치를 보면 감염자 수가 늘어도 소비 영향이 제한적이고 카드 데이터 지출액도 높다. 이런 영향에 지난해 4분기 gdp갭이 닫혔고 올 상반기엔 플러스로 전환한 것으로 판단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 영향도 있겠지만 소비 증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도 크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 기여도를 보면 공급, 수요 압력이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

-월별 구체적인 물가 흐름을 설명해달라.

△8월의 경우엔 석유류 가격이 많이 떨어져서 7월 6.3%보다 낮을 수 있고 6%를 밑돌 수도 있다. 그러나 9, 10월엔 폭우 영향, 추석 등 명절 수요 금증에 다시 물가가 6%를 웃도는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 연말로 갈수록 5%대로 낮아지다가 내년 상반기 4.6%, 하반기 2.9%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3% 이하 물가는 내년 중반을 넘어서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수지 전망치 올해 370억달러, 내년 340억달러 정도면 국민연금이 1년 동안 해외 투자용으로 사는 금액하고 거의 비슷한데, 외화유출 우위 상황이어질까.

△국민연금 해외투자액과 경상수지를 비교하는 것만으로 외환수급 상황을 판단하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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