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株, 무더기 신고가 행진…'신약·해외 진출' 기대감

의약품지수, 나흘간 14.4% 상승
"부실 제약사 주가 급락 가능성 유의해야"
  • 등록 2015-05-21 오후 3:19:15

    수정 2015-05-21 오후 3:19:15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올해 초 주목할 만한 흐름을 보여주지 못했던 제약주가 ‘신약’과 ‘해외 진출’이라는 호재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일 급등하며 무더기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 의약품 지수는 8316.61 포인트로 전날보다 152.95 포인트(1.87%) 상승했다. 지난 18일부터 나흘째 상승세로 이 기간 동안 무려 14.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0.7% 상승한 데 그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개별 제약업체의 주가는 무더기 급등세를 이어갔다. 동국제약(086450)이연제약(102460), 한독(002390)의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해 장을 마감했다. 또한, 유한양행(000100)한미약품(128940), 종근당(185750), 광동제약(009290), 대웅제약(069620), JW중외제약, 코오롱생명과학(102940) 등 주요 제약업체들이 장중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러한 상승세는 제약업계에 지속적으로 신약 개발 및 해외 진출이라는 호재가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 구체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4월까지 누적 의약품 수출액은 7억6174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8% 증가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의 연구개발(R&D) 역량 향상으로 국산 신약 및 바이오시밀러의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각 당국의 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신약들의 가능성도 고무적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17일 개발 중인 세계 최초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Invossa)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3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분야 최초 미국 임상 3상 진입이다.

또한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톡신 ‘나보타’는 태국과 파나마 런칭한 데 이어, 수출계약을 맺은 이란과 아르헨티나에서도 곧 출시될 예정이다. 미국에서도 임상 3상이 진행 중이어서 2017년 출시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다른 제약업체들도 신약 개발에 힘을 쏟고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 외형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한국 제약사의 신약개발 역사도 25년 이상 되면서 해외 임상 2~3상에 진입한 경우가 증가했기 때문에 상업성 있는 글로벌 신약 개발과 출시에 근접한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제약사업의 미래가치가 재평가됨에 따라 그동안 소외됐던 많은 제약주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 전에 해당 제약업체에 대한 분석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하 연구원은 “일정 기간 제약사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 실적과 사업의 성과 등에 따라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며 “향후 부실 제약사의 주가 급락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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