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스마트폰 시장 집어삼킬까..유명기업 잇단 M&A

세계적 게임·유통업체 잇따라 인수..사업 다각화
포화된 日시장 넘어 세계 시장서 다양한 먹잇감 사냥
  • 등록 2013-10-16 오후 3:42:00

    수정 2013-10-16 오후 3:42:00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일본 이동통신사 소프트뱅크가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굴지의 해외기업을 잇따라 집어삼키고 있다. 이동통신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위한 모든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와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는 핀란드 유명 모바일게임 업체 슈퍼셀(Supercell) 지분 51%를 15억달러(약 1조5990억원)에 인수한다. 소프트뱅크는 또 미국 스마트폰 유통업체 브라이트스타(Brightstar)의 지분 50% 이상을 약 1000억엔(약 1조800억원)에 취득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10월 미국 3위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넥스텔 인수 합의를 이뤄내면서 미국과 일본을 통틀어 약 1억 가입자를 확보한 데 이어 이번 인수·합병(M&A)으로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 개발도 가능해졌다.

소프트뱅크는 앞서 지난 3월말 겅호온라인을 인수하는 등 게임 부문으로의 사업 다각화 의지를 이미 드러낸 바 있다. 겅호온라인은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56) 소프트뱅크 회장의 동생이 창업한 회사다.

소프트뱅크, 스마트폰 업계 공룡되나

지난 2010년 문을 연 슈퍼셀은 지난해 여름 출시한 액션전략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Clash of Clans)’과 농장경영게임 ‘헤이 데이(Hay Day)’ 등 게임 2개가 전세계적으로 성공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지난 1분기에만 매출 1억7900만달러, 영업이익 1억600만달러를 올렸다. 모바일 게임에서만큼은 세계적 게임업체 일렉트릭아츠(EA)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렸다.

FT는 최근 핀란드에서 있었던 최대 M&A 거래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노키아 휴대전화 사업 인수와 이번 거래를 비교하며 슈퍼셀의 인기를 강조했다. 직원수가 거의 10만명에 육박한 노키아와 이제 막 100명을 돌파한 슈퍼셀의 기업가치가 51억달러, 30억달러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 63억달러를 기록한 브라이트스타는 스마트폰 유통업체다. 규모가 작은 신흥국 통신회사를 대신해 스마트폰 제조사로부터 제품을 대량 구매하면서 단말기 가격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판매 루트를 확보한 브라이트스타를 인수해 소프트뱅크는 가격 협상력이 강화돼 향후 보다 좋은 조건으로 제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내수 포화 위기감에 발빠른 대처

소프트뱅크가 이같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은 일본 내수 시장이 포화됐다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일본 휴대전화 가입건수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1억2912만건으로 전체 인구수를 추월했다. 게다가 스마트폰용 무료 통화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해 소프트뱅크는 더이상 통신 가입자를 통한 수익 창출에만 매달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빠른 성장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소프트뱅크로서는 스마트폰과 관련한 새로운 먹거리에 눈을 돌리는 것이 불가피했다.

일본 시장조사 기관 시드플래닝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보급대수는 지난해 15억5000만대에서 올해 22억대, 2017년 43억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 시장 성장세가 가장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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