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악재속 감춰진 상한가

  • 등록 2003-11-11 오후 5:09:58

    수정 2003-11-11 오후 5:09:58

[edaily 한형훈기자] "IMF가 다시오면 난 큰 돈을 벌거야" 외환위기 이후 많은 사람들은 `역발상을 해야 돈을 번다`며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그러나 지금 다시 IMF 체제가 닥쳐온다면 당신은 바닥모르게 추락하는 주식이나 아파트를 선뜻 살 수 있을까요. 증권부 한형훈 기자도 `뒤집어보기`를 실천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있답니다. 11일은 고(故) 정몽헌 회장의 100일 탈상일입니다. 증권가 시각에서 정 회장 사후의 일 가운데 하나를 되돌아볼까요. 바로 현대엘리베이터 주가입니다. 정 회장이 투신한 지난 8월초까지 현대엘리베이터는 1만원대의 평범한 주식이었습니다. 비인기 종목인 탓에 관련 리포트가 거의 없었고, 뜸한 거래로 호가창은 멈춘 듯 했습니다. 하지만, 정 회장 투신후 현대엘리베이터는 상한가 시동을 걸었습니다. 7일 연속 상한가로 주가는 3만원대로 뛰었고, 시장의 화제가 됐습니다. 당시 한 외국계 펀드가 지주회사라는 프리미엄을 이유로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매집했습니다. 세간의 시선이 정회장의 자살 동기에 쏠렸을 때, 발빠른 전략가들은 향후 현대그룹 구도를 그려보면서 선장없는 현대엘리베이터호에 발빠르게 올라탄 것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달말 2차 시동을 걸었습니다. 금강고려화학 정상영 회장이 현대그룹의 경영권 안정을 명분으로 주식을 사들였고,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M&A 기대로 10만원 턱밑까지 번쩍 들렸습니다. 대형 악재나 사건이 터지면, 사람들은 우왕좌왕합니다. 상황 판단은 언론이나 대중심리에 맡기는 게 보통입니다. 정 회장 사후, 단순한 논리로 현대그룹의 지배구조를 눈여겨 봤다면 이렇듯 일정 부분의 투자수익이 가능했을 겁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가들은 지금에서야 무릎을 치고 안타까워하죠. 늘 "다음 사건 터지면 역발상으로 꼭 주식 산다"고 다짐하지만, 현실에선 손이 나가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왜 그럴까요? 악재가 터지면 우선 전문가들이 놔두질 않습니다. 복잡한 분석으로 투자가들의 공포를 극한으로 몰아가면서, 대중 심리를 선동합니다. 누군가 역발상을 한다면 그건 `소수의견`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소수의견을 실천에 옮기려면 많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다시 예를 들겠습니다. SK그룹 분식회계 이후 SK 주가가 M&A 재료로 급등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분식회계=끝`이라는 편견에 집작했다면, `M&A가 모든 악재를 압도한다`는 단순함을 놓쳤을 겁니다. 최근 2000원대를 훌쩍 넘은 세양선박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세양선박은 부도 경력으로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을 완전히 바꿨고 눈치빠른 일부 외국인은 발빠르게 주식을 거둬들였습니다. 주가가 모든 것을 정당화할 순 없지만, 시장이 이 업체의 변신을 간과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렇듯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선 악재속에서 우왕좌왕 하지 말고, 차분히 상황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숫자에 파묻히지 말고, 한 번 쯤 단순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과다한 정보는 당신을 가난하게 만든다`고도 합니다. 한걸음 돌아가는 `단순함의 미학`이 필요합니다. GE의 전 회장 잭 웰치는 "사람들이 단순해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믿을 수 없을 정도"라며 "단순해지면 멍청하게 보일 거라고 우려하지만, 현실에서는 정반대로 명확하고 현실적인 사람들이 가장 단순하다"고 말했습니다. 성경 구절에 `불합리하기에 믿노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성적으로 또박또박 이해되는 것만 믿고 합리적인 것만 받아들인다면 그 투자가는 잘해야 본전입니다. 다음에 터질 악재에 충분한 준비가 됐습니까. 주식 투자가라면 분식회계나 기업비리 등에 흥분하기에 앞서 역발상이나 단순함을 적용해 보면 어떨까요. 불합리하고 비이성적이어도 본인 특유의 통찰력을 발휘해 보십시요. 악재속에 감춰진 숨은 상한가가 있을 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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