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아우디 분당 센터(전시장·서비스센터)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고객 대신 신입 딜러(판매사원)들이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선배 딜러의 생생한 경험이 녹아 있는 고객응대법을 들어며 수첩에 꼼꼼히 메모했다. 차량소개가 끝난 후에는 선·후배가 조를 짜 판매경험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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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코리아 딜러사 위본모터스는 올 초부터 위본 세일즈 아카데미(WSA)라는 신입 딜러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모든 신입 딜러는 6주 교육과정을 마친 후에야 정식 딜러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3기에 걸쳐 50여 명의 신입 딜러가 배출됐으며 현재 4기 20명이 교육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식 공채시스템과 비슷하다. 이전까지 수입차 딜러는 알음알음 경력 채용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다보니 수입차업계 전체 신뢰를 깎아 먹는 일도 심심치 않게 벌어졌다. 딜러에 따라 고객 불만 처리도 미숙한 사람이 많았고, 고객 계약금이나 리스비를 갖고 달아나는 일도 빈번했다.
이 같은 판매·정비인력 교육 강화는 10여 수입사와 130여 딜러사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BMW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아우디코리아는 최근 나란히 새 트레이닝 센터를 짓기로 했다. 판매·정비사원의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 우수 인력을 양성하자는 취지다.
벤츠코리아도 내년 2분기까지 새 트레이닝 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또 한국도요타는 지난 2006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트레이닝 센터 설립 이래 교육생이 8000명을 넘었다.
산학협력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수입차 회사들은 저마다 자동차 관련 대학과 산학협력을 맺고 일찌감치 이곳 학생을 위한 실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수입차업계의 이런 변신은 판매량에 걸맞은 서비스 인프라가 뒤따르지 못한다면 중·장기적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올 4월 협회 창립 이래 처음으로 39개 수입·딜러사 합동 채용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이승택 한성자동차(벤츠 딜러) 이사는 “국산-수입차 경쟁을 좌우하는 것도 결국 얼마나 우수 인재를 양성해 고객서비스를 높이느냐에 달렸다”며 “이 선의의 경쟁은 결과적으로 국내 고객에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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