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무인항공기 '북한 제품' 결론.."조악하지만 위협적"

[이데일리 최선 기자] 최근 백령도와 경기도 파주에 떨어진 무인항공기 두 대가 군과 관계기관의 조사 결과 모두 북한에서 만든 제품으로 판명됐다.

무인 항공기에는 서울 상공과 백령도 해병대 부대의 모습을 찍은 카메라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져 군 경계망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북한의 무인항공기가 감시정찰은 물론 화학무기나 소형 폭탄을 장착해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군 당국은 지난달 24일과 31일 파주와 백령도에 각각 추락한 무인항공기에 대한 정밀분석에 들어간 상태다. 국방부의 1차 합동조사결과에 따르면 파주에 떨어진 무인항공기는 북쪽에서 서울지역을 비행하다가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던 중 추락했다. 군은 남아 있는 연료량을 미뤄볼 때 북한까지 충분히 복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행체의 배터리에는 ‘기용날자’, ‘사용중지 날자’라는 한글이 적혀 있다. ‘기용’은 사용 시작을 뜻하고 ‘날자’는 날짜를 뜻하는 북한식 표현이다. 무인항공기를 회수할 때는 십자형 낙하산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군에서 주로 사용하는 회수 방식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무인항공기는 제작 기술이 초보적인 수준”이라며 “무인항공기에 장착된 일제 카메라는 실시간 전송이 안되고 해상도 역시 구글 위성사진보다 낮았다. 고도 조정도 불가능한 기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행체의 비행고도가 낮아 우리 군이 식별하기 어렵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이 비행체들은 고도 1~1.5㎞로 우리 영공을 비행했다. 우리 군은 지상레이더와 공중레이더를 통해 비행체들을 탐지한다. 하지만 이번에 추락한 두 대 중 백령도에 추락한 무인항공기만 공중레이더에서 잠시 식별됐을 뿐이다. 저고도 소형항공기를 이용해 북한군이 마음껏 우리 영공을 누빌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북한은 우리 군의 레이더망을 피해 특정 표적을 타격하기 위한 공격용 무인항공기를 개발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우리 군의 방공망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저고도 레이더 탐지기 도입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재 운용하고 있는 탐지레이더로는 저고도 소형 무인항공기 식별이 완벽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리 군은 또 소형 항공기 운항 시 지상 12㎞ 이상일 때만 신고하게 돼 있는 규정을 5㎞ 이상으로 강화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