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 풀리나..발길 돌린 400만 유커, 韓 관광 기대감

  • 등록 2017-10-31 오전 11:31:26

    수정 2017-10-31 오전 11:31:26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2일(현지 시간)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방문한 워싱턴 D.C 국제통화기금(IMF) 1층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중 통화스와프 관련 질의를 받자 “계약이 연장됐다”고 밝혔다. 당시 김 부총리는 “중국과의 최악의 상황은 곧 끝날 것”이라고 시사했다. [사진=기획재정부]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문제를 둘러싼 한중 갈등 해빙 조짐이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여행사들이 올해 3월 이후 중단됐던 한국행 단체관광상품 판매를 다시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금한령으로 인해 휴업 중이던 한 중국 전담여행사의 사장은 “만약 올해 안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모객하지 못하면 사실상 폐업해야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이번 합의가 잘 이행되어서 사실상 금한령이 해제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고 전했다.

중국의 금한령으로 인해 올해 3월부터 6개월 동안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171만 5533명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53만 9657명에 비해 무려 62.2% 감소한 수치다. 10월까지 합산한단면 약 400만명의 중국인이 금한령으로 인해 발길을 돌린 셈이다.

31일 한중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취임 이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첫 만남을 갖고 사드 보복의 상징적인 조처로 취한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 해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양국은 한중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양국 교류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금한령 해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중국이 그동안 금한령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이 점을 고려한다면 해제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관광업계의 분위기다. 이번 발표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의 단체여행상품 판매가 곧 재개된다면 금상첨화다.

실제로 한중 당국 간 교류로 화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허베이(河北)성 공안청은 다음 달 12∼14일 충남지방경찰청과 교류 협력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인민공안대학교도 31일 한국 경찰대학과의 교류를 위해 6명을 한국에 보낼 예정이다. 한중 치안당국 간 교류 재개 외에도 한중 특허청장회의가 다음달 17일 항저우(杭州)에서 열린다. 한중일 보건장관회의도 다음달 11∼12일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에서 개최된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을 단장으로 한 의원단이 다음 달 2∼4일 북핵위기 해법 모색을 위해 베이징을 찾아 중국 당·정계, 학계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중국의 저가항공사인 춘추항공도 지난 7월부터 중단했던 제주~닝보 노선에 대한 예매를 31일부터 재개했다. 우선 출발기준 예매 가능 시점은 2018년 3월24일까지로 정한 상태다. 중국의 길상항공도 지난 3월부터 운항을 중단한 제주~상하이 노선을 12월 28일부터 재개한다고 알려왔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도 최근 한국 여행상품 판매를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사드에 따른 금한령 조치가 풀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 최근 문화관광체육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중국 단체관광 재개에 대비해 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에서는 섣부른 기대는 이르다는 반응이다. 금한령 해제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중국 여행사와 대형 항공사의 움직임은 아직 없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만약 중국 국영 여행사가 한국 단체 관광 상품 판매를 재개하거다 대형 항공사가 한국행 노선 운행을 재개한다면 금한령 해제에 가장 확실한 판단 근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여전히 관계 개선 징후만 있을 뿐이지 확실한 움직임은 아직 없다”고 조심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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