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금수원' 진입..검경 1000여명, 유병언 찾기 '총력'

구원파 "검찰이 구원파가 오대양 사건과 관련없다고 해 개방"
  • 등록 2014-05-21 오후 4:42:44

    수정 2014-05-21 오후 4:42:44

경찰이 경기도 안성시 금수원 정문 앞에서 취재진의 접근을 막고 있다. (사진=유선준 기자)
[이데일리 유선준 기자] “검찰이 구원파가 오대양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공식 통보를 했기 때문에 금수원을 개방한다.”

21일 오후 2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검찰 소환에 불응해 은거한 곳으로 알려진 경기도 안성시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금수원(안성교회) 정문 앞.

이날 전국 각지에서 모인 1000여명의 구원파 신도들이 10일째 이곳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평소와 달리 경계를 서지 않고 있었다.

대신 경찰 13개 중대 1300여명이 금수원 주변과 주요 진입로를 둘러싸고 외부인의 진입을 막았다. 경찰 병력 중 300여명은 정문 앞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취재진 접근을 차단했고, 경찰 헬기 1대와 헬리캠 1대도 상공에서 주위를 감시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11시 55분쯤 인천지검 세월호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 검사와 수사관 80여명은 버스·승용차·승합차 등 7대의 차량에 나눠 타고 금수원으로 진입했다. 구인영장과 체포영장이 각각 발부된 유 전 회장과 장남 대균씨에 대한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금수원의 전체 면적이 46만6000㎡에 달하기 때문에 수색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우려됐던 검·경과 신도들 간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검찰 수사팀 진입에 앞서 구원파 측은 검찰이 진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데 합의했지만 언론의 출입은 허용하지 않았다.

신도들은 그동안 정문에 걸어놓았던 ‘김기춘 실장, 갈데까지 가보자’라고 쓴 플래카드 위에 ‘우리가 남이가’라고 쓴 새 현수막을 달았다. 이 문구는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연루됐던 ‘초원복집’ 사건에서 등장했던 말이다.

초원복집 사건은 1992년 당시 김기춘 법무장관 등 정부 기관장들이 부산의 초원복집이라는 음식점에서 모여 제 14대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지역 감정을 부추기자고 모의한 것이 도청에 의해 드러나 문제가 된 사건이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우리가 남이가, 이번에 안 되면 영도다리에 빠져 죽자”, “민간에서 지역 감정을 자극해 영남권 득표율을 높이자”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신도들은 검찰이 구원파와 오대양 사건이 관련이 없다고 통보함에 따라 대부분 차분한 모습이었다. 한 신도는 “수사 초기에 검찰이 구원파와 오대양 사건을 엮었기 때문에 신도들이 공분해 이곳에 모인 것”이라며 “검찰과 적을 지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농성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른 신도는 “오늘 검찰 수사만 끝나면 우리 신도들도 해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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