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활성화]서울 양재·우면지구, '판교밸리 3배 규모' 혁신특구로

  • 등록 2016-02-17 오후 2:00:00

    수정 2016-02-17 오후 2:20:43

△서울 서초구 양재·우면동 일대에 저층 건물들이 군데군데 밀집해 있다. [사진=국토지리정보원]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서울 강남 진입 관문인 서초구 양재·우면동 일대 약 330만㎡가 기업 연구·개발(R&D) 시설이 밀집한 혁신 특구로 본격 개발된다. 경기도 판교 제1·2 테크노밸리(109만㎡)의 3배 규모로, 강남 개발 축을 흔들 새로운 산업 클러스터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17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내년부터 경부고속도로 양재IC(나들목)를 중심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연구소 300여 개가 산재한 이 지역을 R&D 직접 단지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3조원 규모의 민간 투자를 끌어내 이곳을 인근 판교와 연계한 기업 R&D의 랜드마크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구 지정 통한 파격적인 규제완화

핵심은 특구 지정을 통한 파격적인 규제 완화다. 현재 우면산을 배후로 ‘삼성전자(005930) 서울 R&D 캠퍼스’와 ‘LG전자(066570)기술원’, ‘KT(030200)우면연구센터’ 등이 들어서 있는 우면동과 중소업체 연구시설이 모인 지하철 신분당선 매헌역 일대 양재동 땅 30~40%가량은 대형 개발이 불가능한 자연녹지와 주거지역(2종)으로 묶여 있다. 양재IC 주변 파이시티(옛 화물트럭 터미널) 용지와 양곡도매시장, 화훼공판장 등은 상업지역이지만, 유통·물류 시설만 들어설 수 있는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돼 마찬가지로 개발이 어려운 형편이다.

△서울 서초구 양재·우면동 일대 현황 [자료=기획재정부]
정부는 서울시·서초구 등 지방자치단체와 전담반을 구성해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걷어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4월 완료될 서울연구원 연구 용역을 바탕으로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올해 10월 이 일대를 지역특구로 지정하기로 했다. 특구로 지정되면 용적률·건폐율 등 건축 규제가 법정한도의 150%까지 완화되고, 도시계획시설 변경, R&D 특허 우선 심사, 외국 인력 비자 간소화 등 각종 특례가 제공된다. 용도지역 변경 등 시 차원의 도시계획 인센티브 제공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시장은 작년부터 이 일대를 서울의 핵심 R&D 지구로 육성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왔다.

◇연구소 신·증설 내년부터 본격화

연구소 신·증설 등 본격적인 개발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는 각종 인허가 절차를 줄이는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투자 유치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면동에 자리 잡은 2개 대기업이 이미 9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연구시설 증설 계획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도 들썩일 조짐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양재·우면지구는 입지가 좋고 주변에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가 많아 확장성도 큰 편”이라며 “향후 그린벨트가 풀려 자족 기능을 충족할 저렴한 택지 공급이 이뤄지면 판교 이상의 집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우면동 ‘서초네이처힐 4단지’ 아파트 전용면적 85㎡형 전세는 현재 6억 9000만원으로, 불과 5개월 새 1억원이 치솟았다. 지난해 11월부터 단지 바로 옆 삼성전자 R&D 센터에서 연구·개발 인력 4000여 명이 새로 근무를 시작한 여파다. 이 일대 대기업 연구 센터가 들어선 곳은 이미 후광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양재대로가 과거 테헤란로에 버금가는 새로운 강남 개발 축으로 떠오르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재·우면 혁신 특구를 시작으로 도로를 따라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 구룡마을 개발, 송파구 가락시영 재건축, 수서역세권 개발 등 대형 호재가 많아서다.

아울러 이날 정부는 CJ E&M(130960) 컨소시엄이 경기 고양시 한류월드에 건립을 추진 중인 한류 콘텐츠 복합 단지인 ‘K컬처밸리’, 고양도시관리공사가 민관 합동으로 조성하려는 ‘자동차서비스 복합단지’ 사업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연내 공유지 대부 및 그린벨트 해제 지역 이용 기준 변경 등을 추진한다. 또 한국타이어(161390)가 충남 태안군 기업도시에 설치하려는 ‘타이어 주행 시험 센터’, ‘의왕산업단지 조성’, ‘수상 태양광 발전 사업’ 등도 투자의 걸림돌을 없애 총 6조 2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창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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