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은 주요 선진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무섭게 뛰고 있다. 투기 자금까지 몰리면서 고공 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에선 조만간 유가가 달러당 100달러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12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 유가 120달러까지 오르나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66센트(0.7%) 상승한 90.48달러에서 마감했다. WTI 근월물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08년 10월7일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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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휘발유값과 가스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국내에서는 리터당 휘발유값이 2000원을 돌파한 주유소가 등장하는 한편, 미국에서는 이날 평균 가스 가격이 갤런당 2.997달러로 1년 전보다 16%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이해 자동차 여행객들이 늘면서 가스 가격이 조만간 3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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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오르는 것은 미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 이후 경기가 다시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들이 고속 성장하면서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전세계적으로 한파가 지속된데다 석유 재고가 최근 감소세를 보이면서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안드레 줄리안 오피베스트 웰스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예상 보다 빠르게 상승하는 등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중국과 신흥시장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국제 유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120달러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메리 앤 바텔스 메릴린치 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에 배럴당 118~12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처드 로스 어우어바흐그레이슨 애널리스트 역시 "내년에 배럴당 100달러가 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리며 "103달러 저항선을 넘으면 유가는 새로운 가격 상승 단계로 진입한다"고 내다봤다.
◇ 구리, 中 수요 급증에 급등..가격 조작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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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소비국인 중국이 무섭게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11월 구리 수입량은 35만1597톤으로 전월대비 7만8086톤 증가하며 견조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
일부 시장 세력이 가격 급등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에서 단일 투자사가 구리 재고의 80~90%를 독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 투자 세력이 재고 대부분을 갖고 있어 다른 투자자가 사려면 돈을 많이 얹어 줘야하기 때문에 부풀려 졌다는 것이다.
◇ 원자재 상승으로 인플레 우려..`글로벌 경제에 악재`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자동차와 항공 운송 등 물류비 상승과 함께 물가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내년 세계 경제 복병으로 꼽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킬 수도 있다.
에단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더욱 오를 수록 경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다"며 지난 2008년 유가 폭등으로 소비자 지출이 줄어들었던 사례를 지적했다.
그는 내년에 유가가 배럴당 15달러 오를 수록 미국 경제 성장률은 0.5%포인트 떨어지며 연준의 양적완화 효과를 무의미하게 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