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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14년 8월 당시 15세이던 사촌 여동생의 왼손을 잡아 “내 것을 만져줄 수 있냐”며 끌어당기고 피해자를 침대로 넘어뜨려 피해자를 안은 다음 가슴을 수회 만진 혐의를 받는다.
1심과 2심의 쟁점은 ‘A씨가 피해자에게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였는가’였다. 그간 대법원 판례로 폭행·협박이 추행보다 앞서 행해진 강제추행의 경우 ‘항거를 곤란하게 하는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요구됐다.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A씨의 행위가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한 ‘만져달라’, ‘안아봐도 되냐’는 등의 말은 피해자가 아무런 저항을 할 수 없을 정도의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말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A씨가 피해자를 침대에 눕히거나 안는 행위 등을 할 때 피해자가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서 A씨의 물리적 힘이 피해자의 저항을 곤란하게 할 정도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기존의 강제추행 성립 요건이 2차 가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기존 요건은) 성폭력 피해자에게 이른바 ‘피해자다움’을 요구하거나 2차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며 “강제추행죄 구성요건에서 항거가 곤란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요구하는 종래의 판례 법리는 의미가 상당 부분 퇴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의 행위는 피해자의 신체에 대해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해 강제추행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며 “원심판결은 강제추행죄의 폭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원심을 파기이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