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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5세 이상 취업자는 2690만 4000명으로 전년 대비 21만 8000명(0.8%) 감소했다. 감소폭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127만6000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다. 연간 기준으로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2009년 이후 11년 만이다. 앞서 취업자수 감소는 1998년 외에 오일쇼크 당시인 1984년(7만 6000명), 카드대란 2003년(1만명),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8만 7000명) 등 4차례 감소세를 기록했다.
15세 이상 고용률도 전년 대비 0.8%포인트 하락한 60.1%를 기록해 2013년(59.8%)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았다. 15~64세 고용률도 전년 대비 0.9%포인트 감소한 65.9%로 2014년(65.6%)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실업자는 전년 대비 4만 5000명 증가한 110만 8000명을 기록해 2000년 통계 변경 이래 가장 많았다. 실업률도 0.2%포인트 오른 4.0%로 2001년(4.0%) 이후 최고치였다.
상용직 증가폭 급격히 줄어…‘그냥 쉰다’ 역대 최대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일용직 타격이 더욱 컸다. 지난해 일시근로자는 448만 3000명으로 전년 대비 31만 3000명(6.5%) 줄었다. 임시근로자도 132만 8000명으로 10만 1000명(7.1%) 감소했다. 좋은 일자리로 평가받는 상용근로자의 경우도 1452만 1000명으로 전년 대비 30만 5000명(2.1%) 증가했지만, 증가폭은 전년(44만 4000명) 대비 크게 감소했다.
더 큰 문제는 월간 기준 상용직 증가폭의 감소다. 지난해 1월 기준 상용직 증가폭(전년 동기 대비)은 66만 4000명에 달했으나 이후 증가폭이 급격히 줄어들며 12월엔 5000명 증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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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자는 79만 1000명으로 4만 3000명(5.8%) 늘었다. 구직을 포기한 구직단념자는 2014년 이래 가장 많은 60만 5000명으로 전년 대비 7만 3000명(13.6%) 급증했다. 통계상 취업자로 잡히는 일시휴직자는 83만 7000명으로 전년 대비 43만명(105.9%) 급증했다. 규모와 증가폭 모두 198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지난해 1월부터 유입된 코로나19 영향으로 2019년 대비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 대면서비스업종 중심으로 감소폭이 컸고 지위별로는 임시직, 연령별로는 청년층과 30대에서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경기지표에 비해 후행하는 고용의 특성상 코로나19 상황의 개선 없이는 고용 회복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피해계층 지원 등의 임시방편 대책과 별개로 근본적 일자리 해법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세돈 교수는 “지난해 고용상황은 연말로 갈수록 악화됐다. 올해 경기 상황이 반등하더라도 이대로면 연내 고용 상황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며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이지만 일자리 창출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모든 경제정책을 기업 일자리 창출에 쏟아부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인다는 방침이다. 상반기 내에 공공기관 채용과 직접일자리사업 집행에 속도를 내는 것과 별개로 민간의 고용창출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민간의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창업벤처, 신산업, BIG3산업, 규제혁파 등을 통해 민간에서 좋은 일자리가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벤처기업이 고용창출의 핵심 축으로 성장했고, 코로나 위기속에서도 증가세를 유지중이므로 벤처창업 활성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