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청약제도 개편 악재… 이달 전국 분양경기 ‘흐림’

주택산업연구원, 11월 분양경기실사지수 전망치 발표
분양가 협의 지연 등 영향… 서울 4개월 만에 80선 ‘뚝’
  • 등록 2018-11-13 오전 11:10:54

    수정 2018-11-13 오전 11:18:45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이달 분양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에 따른 고강도 대출 규제와 청약제도 개편에 따른 분양 연기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이 13일 발표한 ‘11월 분양경기실사지수(HSSI)’에 따르면 이달 전국 HSSI 전망치는 63.4로 전달보다 2.0포인트 하락했다.

HSSI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분양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주택사업을 하는 업체(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를 상대로 매달 조사한다. HSSI가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것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각각 의미한다.

가을 분양시장 대어로 손꼽히던 경기도 위례신도시와 판교 대장지구 등 수도권 주요 단지들의 공급이 연말로 미뤄진 것이 분양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를 높인 것으로 주산연은 분석했다.

분양보증 연기는 무주택 실수요자 위주로 청약 공급을 개편하기로 한 9·13 대책의 관련 개정안이 11월 말 시행되는데 따른 조치다. 정부 방침에 따라 청약제도 개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신규 아파트 단지들 분양 시점이 개정안 시행 이후로 늦춰진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11월 말부터는 추첨 물량의 75%가 무주택자들에게 우선 배정되고, 또 나머지 25%도 무주택자와 재차 경쟁이 필요해 1주택자의 당첨 확률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분양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서울의 11월 HSSI 전망치는 전월보다 11.8포인트 하락한 80.3을 기록해 4개월 만에 80선으로 주저앉았다. 이어 광주 53.3(24.4포인트↓), 대구 70.5(7.8포인트↓), 대전 62.0(6.9포인트↓) 등도 전망치가 떨어졌다. 울산(50.0), 강원(55.0), 전북(55.0), 충남(55.5), 충북(57.1), 경남(57.1) 등도 HSSI 전망치가 50선을 기록해 분양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우세했다.

지난달 HSSI 실적치는 전월보다 0.6포인트 하락한 61.3을 기록했다. 9·13 대책으로 고강도 대출 규제와 청약제도 개편안 시행 등 각종 악재로 인해 당초 예정됐던 분양 일정이 속속 연기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11월 분양 물량 전망치는 기준선을 크게 밑도는 81.4를 기록했다. 두달 연속 하락세다. 미분양 HSSI 전망치는 103.1로 일반 분양분의 준공후 미분양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달 전국 예상분양률은 73.6%로, 10개월 연속 70%대에 머물렀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연구실장은 “청약제도 개편안 시행 등 수요 억제 정책 영향으로 주택사업자들의 분양사업 여건 악화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며 “지방의 주택사업자는 미분양 리스크 확대에 대한 자구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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