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매 대행 줄서기는 최소 시간당 1만원에 형성돼 있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 9160원보다 비싸다. 야외 업무이다 보니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비용이 오르내린다. 봄·가을보다 여름·겨울이, 낮보다 밤이 최대 50%가량 시급이 센 편이다. 일부 업체는 대기자를 확보하고자 식비 등을 덤으로 제공한다. 텐트와 침낭을 무상으로 빌려주기도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하루 일당을 추산하면 적게는 12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까지 이른다. 통상 12시간 안팎이 걸리는 대기 시간을 고려한 것이다.
고가의 제품을 사는 데에 쓸 자기 자금이 없어도 무방하다. 보통 일을 맡긴 업체 측에서 비용을 받아 치르는 게 보통이다. 사실상 자격 요건이 없어 진입 장벽은 낮다. 야외에서 장시간을 버틸 체력이 뒷받침하면 학력, 성별, 나이가 무관하다.
구매대행사 관계자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낮에는 소일거리를 찾는 중장년층이, 방학이나 밤에는 학업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젊은 세대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브랜드는 연간 구매 한도를 제한해서 변수다. 앞서 B 시계는 구매 이력을 남겨 연간 2개 이상 구매를 금지한다. 이런 터에 신분이 불안하거나 구매 기한이 꽉 차면 시장에 참여하는 데 제약이다.
특히 명품 가격 상승의 주범으로도 지목된다. 구매 대행 비용이 중고 시장으로 전가돼 리셀 가격이 신상품보다 높게 형성되는 게 무섭다. 이로써 신상품은 중고가보다 가격을 높이 유지하고자 판매가를 올릴 수 있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해 결국 소비자 부담을 키운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가운데 하나는 중고품과 가격 역전일 것”이라며 “중고품 가격이 오르는 이유를 따져보면 구매 대행 비용이 포함돼 있다는 걸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