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이른바 ‘보톡스’라 불리는 보툴리늄 톡신 국내 시장이 혼전에 빠졌다. 줄곧 1위를 지켜오던
메디톡스(086900)가 생산 실적이 급감한 반면,
휴젤(145020)이 1위로 발돋움했다. 여기에
대웅제약(069620)도 약진하면서 시장이 빅3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보툴리눔 독소제제 생산·수입실적은 총 2445억원으로 휴젤의 보툴렉스가 721억원을 생산하며 1위로 올라섰다. 휴젤이 생산하는 보툴렉스주 50·150·200·300 등을 합친 것이다. 지난 2019년 587억원에서 22.8% 증가한 수치다.
| (자료=식약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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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1위를 달리던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은 생산실적이 584억원으로 43.9% 줄었다. 지난 2019년 1041억원의 생산실적으로 최강자 자리를 지켰지만 지난해 메디톡신의 허가 취소 여파에 직격탄을 맞았다.
메디톡신은 보툴렉스에게 1위 자리를 넘겨준 데 더해 대웅제약 나보타주에게도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 나보타주는 지난 2019년 127억원의 생산실적에 그쳤지만 한 해 만에 생산액이 335.6% 늘어나면서 지난해 555억원을 기록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과 보툴리늄 톡신 균주 도용 여부를 둘러싸고 분쟁을 벌여 승소했지만 식약처의 행정처분 결과가 더 타격이 셌다. 식약처는 지난해 6월 허가 내용과 다른 원액을 사용한 점을 들어 메디톡신 3개 품목 허가를 취소했다. 10월에도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해외 수출을 진행했다며 5개 품목에 대한 허가 취소를 결정했다.
반면 대웅제약은 미국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 덕을 봤다. 대웅제약은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통해 판매 물량을 늘렸다. 에볼루스에 따르면 지난해 주보(나보타 미국 제품명)의 매출은 5650만달러(약 620억원)로 집계됐다.
여기에 후발주자들 역시 앞다퉈 보툴리늄 톡신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휴온스(243070)바이오파마의 리즈톡스가 지난해 생산액 100억원을 돌파했고,
종근당(185750),
제테마(216080), 한국비엠아이의,
한국비엔씨(256840), 프로톡스, 이니바이오 등도 생산실적을 보였다.
균주 도용 분쟁에 허가 취소 등 보톨리눔 톡신을 둘러싼 외부적 자극 속에 업계는 언제든 시장이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의 최대주주가 최근 메디톡스로 바뀌는 등 이합집산이 과열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