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치 않은 부자 비결

  • 등록 2003-11-11 오후 4:50:37

    수정 2003-11-11 오후 4:50:37

[edaily 한상복기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대장금`에서 주인공 장금이가 음식을 맛있게 하는 방법을 찾아 동분서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여러가지 수단을 강구해 음식에 적용해 보지만 실패하고야 만다. 경쟁자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주었을 뿐이다. 주변의 자수성가 부자를 관찰해보자. 대체 저 사람의 어떤 요인에 그처럼 많은 돈이 붙었는지 말이다. 그것을 보고 배우면 우리도 쉽게 부자가 될 수 있지 않겠나. `스토커` 소리를 듣더라도 포기하지 말자. 한동안 그런 노력을 기울여 몇가지를 파악할 수 있다. 제일 큰 발견은, 부자들이라고 해서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점이다. 또 다른 발견은 그들이 예상외로 쩨쩨하다는 것. 이따금 얼음장처럼 냉정해진다는 측면까지 관찰할 수 있다. 보유자산 중에 부동산이 유독 많다는 측면이 눈에 거슬린다. 부동산 투기를 한 것 아닌가. 그렇지만 부동산 투기에는 밑천이 많이 든다. 돈이 없는 우리가 쉽게 할 수 있는 요령을 찾아야 한다. 부자들은 혹시 지하실에 돈을 찍는 기계를 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결국, 끝끝내, 부자가 되는 "특별한 요령"을 발견하는데 실패한다. 실망한다. 그래서 이렇게 얘기한다. "우리나라는 참 이상하다. 어떻게 저런 자들이 부자가 됐나. 부동산 투기에만 몰두한 자들이." 자기 힘으로 성공했다는 부자가, 대단치 않은 인물이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호기심은 노여움으로 바뀐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한다. 부자들이 처음부터 부동산 투기로 성공한 것은 아니다. 게다가 부동산을 구입할 자금을, 손에 쥐고 태어난 것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들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 그런 돈을 만져보지도 못했다. 부자들은 그런 돈을 어디서 장만했을까. 여기에도 대단한 비결은 없다. 돈 담는 `독`을 잘 관리했다는 측면 밖에 없다. 돈은 물과 같다. 조그만 틈만 있어도 새어 나간다. 자기 힘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은 수시로 독을 살핀다. 가계부를 쓰는 게 출발점이다. 독에 작은 금이 났다면 바로 땜질을 한다. 반면 상당수 사람들의 독은 바닥이 깨져 있다. 밑에 구멍이 나, 물이 쏟아져 나오는데도, 더 많은 양을 부을 생각만 한다. 많이 부을수록 더욱 세차게 빠져나간다. 부자들의 비결은 대단치 않다. 부자들이 혀를 끌끌 차면서 하는 잔소리(저축 좀 해라!)가 바로 그 비결 중의 하나다. 대단한 것만을 찾기 때문에 우리 눈에 들어오지 않을 뿐이다. 그들의 지하실에 돈 찍는 기계는 없다. 드라마의 장금이는 지난주에 궁에서 쫓겨났다. 병을 앓고 있는 왕의 유모를 보살피다가 올개쌀(극히 단순한 가공의 서민음식)을 보고 깨닫는다. 그리고 독백을 한다. "그래 맞아. 음식을 만드는 방법이 중요한 게 아냐. 중요한 것은 사람의 정성이야." 누구나 아는 얘기다. 뻔한 말이기도 하다. 부자들은 다른 사람들과 거꾸로 살았다. 그것이 비결이다. 사람들이 철마다 여행을 다닐 때, 그들은 동네 뒷산에서 손수 만든 김밥을 먹었다. 남들이 좋은 자동차를 새로 뽑아 폼나게 달릴 때, 그들은 10년 묵은 자동차를 닦고 있었다. 거꾸로 살아온 세월이 자수성가 부자의 밑천이다. 인생의 가을에 그들은 `거꾸로 살기의 백미`를 보여준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병이 든다. 이 때 자식들에게 약값을 달라고 손을 벌리지 않는 것만 해도 성공한 인생이라고, 그들은 얘기한다. 반면 다수의 사람들은 아이들과 함께 인생을 즐긴다. 그리고 키워준 은혜에 보답하는 수고를 자식들에게 부과한다. 물론 거꾸로 사는 것은 고통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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