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굴착기’ 잠재 가치 매긴 HD현대건설기계 “친환경 시장 공략”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HD현대건설기계가 2026년부터 양산할 수소 굴착기의 장기적 가치를 1대당 3억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수소 굴착기를 구매한 고객이 누리는 가치는 물론 이를 이용했을 때 발생하는 사회·환경적 가치를 모두 더한 값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이를 토대로 전동화·수소 모델 등 청정기술을 적용한 친환경 건설기계 개발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HD현대건설기계의 14톤(t) 수소 굴착기 (사진=HD현대건설기계)

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267270)는 최근 발표한 자체 보고서에서 자사가 생산할 14톤(t) 휠 수소 굴착기 1대가 고객·지역사회·환경·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약 3억2300만원의 장기적 가치를 제공하리라고 추산했다. 해당 모델은 수소 연료전지의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을 이용, 화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해 동력원으로 쓰는 친환경 모델이다.

이번에 추산한 장기적 가치는 10년간 △연료비 절감과 전체 가치사슬의 탄소 배출량 절감으로 고객이 누리는 가치 1억3510만원을 포함해 △초미세먼지 배출 저감과 소음 감소로 지역사회가 누리는 가치 6790만원 △온실가스·대기오염물질 저감으로 환경이 누리는 가치 8830만원 △회사 이익 증대로 투자자가 누리는 가치 3200만원 등을 더한 결과다.

이러한 추산은 수소 굴착기의 생산과 사용으로 이해관계자에게 장기적으로 유·무형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자 진행됐다는 게 HD현대건설기계 측 설명이다. 수소 연료전지로 전기를 생산해 유해 가스 없이 순수한 물만 배출되는 데다 소음도 크게 줄이는 수소 굴착기의 장점이 사회·환경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의미를 강조하고 나선 셈이다.

HD현대건설기계가 생산할 14톤(t) 휠 수소 굴착기 1대가 이해관계자들에게 제공하는 장기적 가치 (표=HD현대건설기계)

HD현대건설기계는 수소 굴착기 등 친환경 건설기계가 사회 전체에 생산적인 가치를 불러일으키는 만큼 친환경 건설기계 개발과 시장 공략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기후 변화, 사회적 책임 강화 등 경영 환경이 변화하고 있고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을 시작으로 배기가스 규제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건설기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HD현대건설기계는 세계 최대 규모의 건설기계 박람회인 독일 ‘바우마’(BAUMA) 전시회와 북미 건설기계 전시회인 ‘콘엑스포’(CONEXPO)에서 수소 굴착기 시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앞으로 열리는 건설기계 박람회·전시회를 통해서도 수소 굴착기 제품을 본격적으로 알린다는 계획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우선 내년부터 1.9t 전기 굴착기를 양산하고, 2025년 2.7t 전기 굴착기와 2026년 3.5t 전기 굴착기·수소 굴착기 양산에도 차례로 시동을 걸 예정이다. 이를 통해 HD현대건설기계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전체 판매량 대비 친환경 제품 판매량 비중을 2030년엔 83%, 2040년엔 97%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최철곤 HD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은 “미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수소 굴착기의 잠재적 가치를 확인하고자 수소 굴착기의 영향 평가(Impact Valuation)를 기획했다”며 “HD현대건설기계는 건설기계 산업의 혁신을 선도하고 경제적 성장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에게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건설기계의 친환경 제품 포트폴리오 계획 (표=HD현대건설기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