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결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 처리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전체회의는 민주당의 소집 요구로 개최됐다. 민주당은 정부가 제출한 ‘16조원+α’ 규모의 추경안이 당초 계획했던 것에 미치지 못하지만 소상공인 등에 대한 조속한 지원을 해야 한다며 강행처리를 예고하고 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야당이 계속 민생·방역예산을 발목 잡는다면 민주당은 단독으로 정부와 협의해 신속히 추경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방역지원금 1000만원을 요구하며 사싱상 추경안 처리를 막고 있다는 것이 민주당의 인식이다. 민주당은 보상 대상자 1인당 300만원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전체회의는 시작부터 강대강 대치가 예상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소상공인 애가탄다 민생추경 즉각처리’, ‘국민고통 외면하는 국민의힘 규탄한다’ 등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회의에 참석했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맹성규 의원은 “오미크론 변이로 코로나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었다. 방역상황에 대한 대응과 국민들의 아픔에 국회가 응답해야 할 시간”이라며 “정부도 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안고 있는 것 같지만 우리 국회만이 그 절박함을 모르는 것 같다. 야당은 더 이상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오늘 예결위 전체회의를 통해 국민의 목소리에 응답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이런 식으로는 언 발에 오줌 누기다. 국가부채만 늘리고 소상공인에는 도움이 안되고, 소외된 사람들은 더 소외되는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배준영 의원도 “(안건이)소위를 통과하지도 않았는데 느닷없이 피켓을 들어 나왔다. 총리와 부총리 경제부처 어느 누구도 오지 않았다. 이렇게 날치기를 해서 71년 만에 (1월 추경을) 해야 될 이유가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을 해주면 협의에 들어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야당 측 목소리에 대해 여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허영 민주당 의원은 “(배 의원의 날치기 발언이)심히 유감이다. 우리가 날치기를 했나. 여당 예결위원이 정당하게 개의를 요구해 진행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여야와 정부 논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 논의가 진척되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라며 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
이와 함께 추경안 처리 안건 상정을 두고도 양측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민주당은 야당 소속인 이종배 위원장이 의도적으로 안건 상정을 미루고 있다고 했고, 야당은 선을 넘은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비례)은 “우리가 의사일정 변경 요청을 냈고, 위원장이 거기에 따라 표결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야당 코스프레를 하시는 것도 아니고, 의사 일정이 안 잡히고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간사 간 (협의가) 어렵다는 것은 상임위 활동했던 사람이라면 다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아무리 상황이 급해도 예결위원장을 향해 코스프레라고 말한 것은 사과하기 바란다. 이건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며 “지난 5년간 (국회의) 합의제 장치가 무력화됐다. 임대차보호법도 마찬가지였다. 분명히 탈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종배 위원장은 간사 간 협의를 요구한 뒤 정회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여당 의원들은 반발했고, 해당 안건 통과를 위해 농성을 벌일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