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존이 이번 입찰에서 5년간 낼 임대료로 제시한 금액은 2032억 원. 입찰 공고문에 따르면 낙찰자는 선정통보일로부터 10일 이내에 공사와 계약을 체결하며, 동시에 임대보증금을 내도록 되어 있다.
|
참존은 사업자로 선정됐을 당시만 하더라도 “정부의 중소·중견기업 상생 정책에 따라 면세사업권을 획득할 수 있었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글로벌 뷰티의 새로운 내일을 열어갈 것”이라며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참존의 창업주인 김광석 회장까지 언론 인터뷰에 나서 면세 사업의 성공을 자신했다. “시내면세점에 부여된 기회에도 도전할 것”이라며 야심 찬 청사진을 밝혔다.
이번에 특별히 정부는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구역을 별도 지정하고, 공항공사에 지급하는 임대보증금(월 임대료 6개월분)을 대기업과 달리 현금보증증권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중소·중견기업의 면세점 운영 여건을 개선했다. 참존 역시 이를 통해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기한 내에 보증보험사를 찾지 못하면서 결국 공항면세점 입점이 무산됐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 측은 “정부가 시행하는 모든 계약은 정해진 예규에 따른다. 10일 안에 보증금을 내야 하는 것은 모든 정부 사업에 적용되는 규정이기 때문에 아무리 중소기업이라고 할지라도 별도의 예외를 두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참존은 연 매출 700억 원대 규모 회사다. 면세점의 꿈을 품었다가 100억 원이 넘는 돈만 날렸다. 수업료가 비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을 배려한 정부의 조치가 오히려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라면서 “처음부터 중소기업을 배려하겠다는 의도였다면 절차도 달랐어야 한다. 참존과 같은 중소기업에게는 100억 원이 상당히 큰 돈이다. 이번 일로 중소기업은 길은 열렸으나 여전히 높은 벽을 다시 한번 확인해야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