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자율접종 13시간 전 급통보…지하철 등 교대근무 혼선

자율접종 첫날 일부 현장서 혼선
서울시, 직군 분류 등 준비 덜 된 명단 자치구에 넘겨
교대근무 등 고려 없이 접종 일정 일괄 통보
"일정 조율 어렵다" 민원 잇따라
  • 등록 2021-07-13 오후 1:28:59

    수정 2021-07-13 오후 9:26:27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서울 한 자치구 지하철역사에서 대면업무를 맡고 있는 A씨는 지난 12일 오후 7시30분쯤 코로나19 자율접종 안내 문자를 받고 당황했다. B구에서 13일 오전 8시30분부터 11시30분까지 회사 근처에서 백신접종을 받으라고 안내하면서다. 이날 오후 근무조인 A씨는 “좀 더 일찍 접종 시간을 통보받았다면 근무 조율이 가능했을 텐데, 13시간여 전에 연락을 받아 접종을 포기해야 할 판”이라며 “아무리 번갯불에 콩 볶듯이 한다지만, 교대제로 운영되는 사업장에는 하루 이틀 사전 예고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지하철 역사는 직원들이 급히 백신을 맞으러 가는 바람에 업무공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서울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서울시 자율접종 첫날 일부 현장에서는 대상자에게 안내가 늦어지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교대제 등 접종 대상자들의 업무 특성에 대한 고려 없이 일괄 통보가 이뤄지다보니 일정 조율을 하지 못한 대상자들이 현장에 오지 못하는 등 돌발상황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데일리의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가 자율접종 대상자 명단을 전날 오후 늦게 통보하면서 각 자치구마다 접종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율접종 대상자가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데다가 직군별 구분 등도 전혀 이뤄지지 않은 명단을 받았다는 게 자치구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일부 자치구는 전날 밤 늦게 자율접종을 안내하거나 오늘(13일)만 최소 규모로 접종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직군 분류가 되지 않은 주민등록번호만 있는 명단이 통째 넘어왔다”면서 “우선 순위에 따라 접종을 해야하는데, 직군 정보가 없어 밤새 수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다른 자치구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시스템 입력이 안 된 상태에서 명단을 넘겨 우선 구 차원에서 백신접종을 진행하고, 시스템 입력은 나중에 하기로 했다”면서 “갑자기 백신접종을 통보해 일정 조율이 어렵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많아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서울시는 주민등록번호 등 검증 과정에서 명단이 합쳐지면서 일부 혼선이 있었다고 밝혔다. 송은철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관은 이날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자율접종을 준비하면서 직군별로 명단을 관리했지만, 주민등록번호 등 검증 과정에서 명단이 합쳐지고 일부 혼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접종 직군별로 구분해 자치구에 안내됐다”면서 “현재 위중한 방역 상황에 따라 긴급하게 준비된 자율접종과 관련해 현장 어려움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송 방역관은 “어제까지 시스템 운영 등과 관련한 자치구 의견 수렴해서 최대한 반영하고 개선될 수 있도록 질병청과 협의해 개선해나가고 있다”며 “모든 접종센터에 서울시 직원을 보내서 관련 진행 상황 모니터링 및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개선할 상황이 있으면 즉각 조치해 현장의 부담과 혼선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송 방역관은 자율접종 대상자임에도 연락을 받지 못한 것에 관해 “시스템에 접종된 대상자 중에 접종을 하지 못한 대상자에 대해서는 현황을 파악하고 접종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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