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맛' 잘팔려도…"저칼로리·고영양으로 미래 준비"

변화의 기로에 선 글로벌 대형 식품업계
위고비 등 채중 감량 약물로 식습관 변화
초가공식품에 대한 각국 규제 움직임↑
  • 등록 2024-08-19 오후 3:52:44

    수정 2024-08-19 오후 3:52:44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글로벌 대형 식품업계가 최근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와 건강에 대한 우려 속에서 생존과 적응을 모색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식품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가공식품 사업에 큰 기대를 걸며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초콜릿 과자 엠앤엠즈(M&M’s)로 유명한 미국 제과업체 마즈(Mars)가 감자칩 브랜드 프링글스 등을 보유한 스낵 제조 업체 켈라노바를 359억 달러(약 48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식품 제조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지난해 젤리 제조사 스머커(Smucker)가 과자인 트윙키와 호호스를 만드는 호스티스 브랜드(Hostess Brands)를 60억 달러(약 6조원)에 인수한 것을 뛰어넘는 대규모 거래다.

한 여성이 슈퍼마켓에서 제품을 고르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포장 식품 및 청량음료 기업 10곳의 시가총액은 약 1조 달러(약 1334조원)에 달하며, 이들의 작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17%를 기록했다. 대형 슈퍼마켓 유통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2~4%에 불과한 것과 비교해보면 높은 수익률을 자랑한다.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지만, 고물가 시기에 소비자들이 여전히 저렴한 가공식품을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카콜라의 매출 절반 이상이 서구권 밖에서 나오는 등 개발도상국에서의 수요 증가가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HSBC 은행은 2040년까지 전 세계 식품 수요가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가공식품의 수익성은 좋지만, 최근 식품 산업은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진단했다. 건강을 해치는 가공식품의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체중 감량 약물의 대중화로 인해 소비자들이 고열량 음식을 덜 찾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러한 변화는 대형 식품업체들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실제 새로운 체중 감량 약물은 사람들의 식습관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 같은 약물은 식욕을 억제해 고열량 음식에 대한 욕구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시장조사업체인 그로서리 도피오에 따르면 이러한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식료품 소비를 평균 11% 줄였으며, 특히 스낵과 과자류 소비는 절반 이상 감소했다. 모건스탠리는 2035년까지 미국인의 7~9%가 체중 감량 약물을 복용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대형 식품업체들에 도전이자 동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과거에도 다이어트 열풍을 겨냥한 신제품을 출시해 성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코카콜라는 1982년 다이어트 코크를 출시한 후 다양한 무설탕 음료를 선보였다. 몬델레즈와 같은 간식 대기업들은 소량 포장 제품을 제공해 체중 관리에 신경 쓰는 소비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네슬레는 최근 체중 감량 약물 사용자들을 겨냥한 냉동식품 브랜드 ‘바이탈 퍼수트’를 출시해 건강한 저칼로리 식품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은 체중감량 약물 사용자들이 적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더라도 충분한 영양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한 제품들이다.

또 비만과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초가공식품’에 대한 각국의 규제 움직임은 위협으로 다가온다. 집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성분들로 만들어진 식품으로 감자칩, 시리얼, 냉동피자, 탄산음료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지난해 콜롬비아는 초가공식품에 세금을 부과했다. 벨기에와 브라질, 캐나다 등 여러 국가는 식단 지침에서 초가공식품을 피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최근엔 초가공식품에도 담배처럼 건강 경고 라벨을 붙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초가공식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 단순히 제품의 성분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제조 공정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수 있으며, 이는 비용 증가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형 식품업체들은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 마크 슈나이더 네슬레 최고경영자(CEO)는 “저칼로리, 고영양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대형 식품업계는 체중 감량 약물과 가공식품에 대한 우려 속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여전히 변화에 적응하고 미래의 시장 요구에 맞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몇 년간 이들의 대응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소비자들의 건강과 식습관 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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