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시장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갚아야 할 대출금에 비해 현재 주택가치가 더 낮은 상태인 집, 이른 바 ‘깡통주택’에 사는 가구가 약 1000만가구에 달한다.
이는 집을 팔아도 대출을 상환할 수 없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하우스푸어(House Poor·저금리를 바탕으로 과도한 대출로 집을 마련했지만 금리인상과 주택가격 하락으로 손해를 보고 있는 사람)’다. 주택시장 회복세가 더딜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지역별로 보면 하우스푸어들은 부동산 가격이 폭락한 곳에 집중됐다. 주요 대도시들 가운데 라스베이거스(33.9%)와 애틀란타(33.6%)는 3명 중 1명 이상이 하우스푸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란도, 시카고, 템파의 하우스푸어 비율도 30%에 육박했다.
하우스푸어들이 순수하게 보유하고 있는 주택 가치는 집값의 20% 이하에 불과하고 나머지 80% 이상은 대출이라는 점도 문제다. 가뜩이나 집값이 떨어진 상태에서 은행예금을 축내지 않고는 집을 처분하기가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뜻이다. 이사를 계획하는 대부분 주택보유자들은 일반적으로 중개수수료, 새로 이사갈 집의 계약금 등을 마련하는데 현재 주택의 처분가치를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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