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민들은 왜 마크롱을 택했나

최악 대신 차악 선택…"그나마 '덜 나쁜' 후보 택한것"
마크롱 “극우 막기 위함 알아…모두의 대통령 될것”
유럽, 마크롱 당선에 안도…푸틴에겐 “반갑지 않은 소식”
  • 등록 2022-04-25 오전 11:48:10

    수정 2022-04-25 오후 9:12:3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44) 프랑스 대통령이 마린 르펜(53) 국민연합(RN) 대표와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5년 만에 다시 맞붙어 승리했다.

프랑스 국민들이 ‘친(親)러시아 극우’ 성향의 르펜 대표보다는 그나마 ‘안전한 중도’인 마크롱 대통령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유럽 국가 지도자들 역시 극우 세력이 대륙 전반으로 확장하는 것을 저지한 것에 안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수도 파리 샹드마르스 광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FP)


최악 대신 차악 선택…“그나마 ‘덜 나쁜’ 후보 택한 것”

24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58.6%의 득표율로 르펜 대표(41.4%)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프랑스에서 연임에 성공한 대통령이 나온 건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이로써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또 한 번 새 역사를 썼다.

하지만 이번 결선 투표 결과는 ‘최악 대신 차악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이 치러지기 전부터 각종 여론조사나 대학가에서는 두 후보 모두 마음에 안 든다며 ‘덜 나쁜 후보’를 택하겠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이는 이번 결선 투표율이 72%로 2017년 결선 투표율(74.6%)보다 대폭 하락했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1969년 68.9% 이후 53년 만에 가장 낮은 투표율이다. BBC는 300만표 이상의 무효표와 백지표를 합산하면 유권자 3분의 1 이상이 두 후보 모두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대선 1차 투표 후 첫 주말인 지난 16~17일 수도 파리와 마르세유 등지에서는 대선과 관련해 다양한 시위가 열렸는데, 시위 구호가 ‘마크롱을 뽑자’, ‘르펜을 뽑자’가 아닌 ‘르펜은 안 된다’, ‘마크롱은 안 된다’였다.

또한 이번 결선 투표에선 지난 5년 마크롱 대통령의 재임기간 동안 그에게 실망한 상당수 유권자들이 르펜 대표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파악된다. 르펜 대표의 득표율이 5년 전 33.9%에서 7.5%포인트나 늘었기 때문이다.

CNN방송은 “프랑스 유권자들은 경제적·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프랑스를 러시아에 더 가깝게 만들겠다고 약속한 맹렬한 극우 후보보다 안전한 중간 지점을 선택했을 뿐”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을 진심으로 껴안은 것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마크롱 “극우 막기 위함 알아…모두의 대통령 될 것”

결과적으로 마크롱 대통령이 승리하긴 했지만 ‘국민 대통합’이라는 막대한 과제를 떠안게 된 셈이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이를 인지하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저녁 에펠탑을 둘러싼 샹드마르스 광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승리 연설을 하며 “여러분들이 나의 사상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극우 사상을 막기 위해 나에게 투표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토로하며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많은 국민들이 극우에 투표하도록 만든 분노와 의견 불일치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이는 나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펜 대표는 패배를 시인하면서도 득표율이 크게 늘어난 것과 관련해 “득표율 자체로 눈부신 승리를 거뒀다. 희망을 봤다. 수백만 국민들이 변화를 선택했다”며 오는 6월 국민의회(하원) 선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6월 선거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이 하원 의석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국정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유럽, 마크롱 당선에 안도…푸틴에겐 “반갑지 않은 소식”

마크롱 대통령의 승리에 다른 유럽 지도자들은 안도했다. 극우 세력이 유럽 대륙 전역으로 확대하는 것을 저지했기 때문이다.

외국 정상 중 처음으로 마크롱 대통령에게 축하 전화를 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프랑스 유권자들은 오늘 유럽에 대한 강한 헌신을 보여줬다”며 “유럽이 가장 큰 승자”라며 환영했다. 독일은 프랑스와 더불어 유럽연합(EU)을 이끄는 양대 국가이자 버팀목이어서 이번 프랑스 대선 결과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웠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도 축하 성명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대선 승리는 전 유럽에 좋은 뉴스”라고 밝혔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는 “프랑스는 극우 대신 자유 민주주의를 선택했다”고 축하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위터에 “브라보 에마뉘엘”이라고 적었다. 그는 “이 격동의 시기에 우리는 강력한 유럽과 더욱더 주권적이고 더욱 전략적인 EU를 위해 전적으로 헌신하는 프랑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한목소리로 마크롱 대통령의 연임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겐 반갑지 않은 소식이라고 보도했다. 르펜 대표가 당선되면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푸틴 대통령에게 유리한 지형이 형성될 것으로 우려됐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승리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통합을 주도해온 프랑스가 EU에서 탈퇴할 걱정이 없어졌다고 평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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