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7일 SK텔레콤(017670)은 전 거래일보다 650원(1.47%) 내린 4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T(030200)는 200원(0.68%) 하락한 2만9300원, LG유플러스(032640)는 180원(1.74%) 빠진 1만190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2차전지와 반도체주로 외국인 수급이 쏠리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던 통신주는 하반기 들어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이달에만 SK텔레콤이 6.55% 빠진 것을 비롯해 KT와 LG유플러스도 각각 1.68%, 5.03% 하락했다.
주가 하락을 이끈 건 외국인과 기관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달 들어 SK텔레콤을 각각 691억원, 304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KT도 각각 21억원, 27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LG유플러스도 181억원어치를 팔았다.
사업자간 경쟁을 유발시켜 과점 체제를 허물겠다는 정부 정책이 통신사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정부가 지난 6일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 촉진 방안에는 △제4이동통신 신규 사업자 선정 △경쟁력 있는 알뜰폰 사업자 지원 △저렴한 5세대(5G) 알뜰폰 요금제 출시 △유통망 추가 공시지원금을 기존 15%에서 30%로 상향 △초고속인터넷 약정 위약금 완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통신 서비스 뿐만 아니라 라면 가격과 같은 국민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금에 대해 정부가 강력하게 규제를 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정부 정책 기조가 통신사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 규제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통신주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NH투자증권은 정부가 연초부터 통신시장 규제안을 예고,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불확실성 해소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짚었다.
안 연구원은 “정부가 연초부터 중간 요금제 도입, 청년·고령 요금제 출시 등 다양한 요금 인하 정책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제4 이동통신사의 신규 출범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언급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면서 “정부 규제가 부정적이긴 하나 통신사들이 비통신 사업에 더 주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불확실성 해소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대책이 단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투심에는 여전히 부정적이라는 평가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세부 내용들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법제화를 수반하는 경우 절차를 밟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다만 세부 내용 협의, 신규사업자 등장 여부 확인 등 규제 이행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하는 만큼 하반기 투자심리가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