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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이날 중국 국가이민국과 협력해 미국에 불법 입국한 중국인 116명을 지난 주말 전세기에 태워 본국으로 강제 추방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불법 이민을 시도하다 적발될 경우 “강력한 처벌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에서 전세기를 통해 중국인 불법 이민자를 강제 추방한 건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이번 조처는 지난달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과 왕샤오훙 중국 공안부장이 불법 이민자 송환 문제, 마약 퇴치, 국경을 초월한 범죄 척결 등을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양측은 지난 2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 이들 사안에 대해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미국은 중국이 오랜 기간 불법 이민자들의 송환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우리는 이민법을 계속 시행하며 미국에 머물기 위한 법적 근거가 없는 개인을 추방할 것”이라며 “(미국에 불법 입국하는) 사람들은 브로커의 거짓말을 믿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국토안보부는 현재까지 20여개국으로 120편이 넘는 강제 송환 항공편을 운항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봉쇄조치가 종료된 2022년 12월 이후 미국 불법 입국 시도가 급증했다.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에 따르면 현재까지 5만명 이상의 중국인이 국경을 몰래 넘다가 체포됐으며, 이 가운데 1만 6270명(32.5%)이 올해 첫 다섯 달 동안 붙잡혔다. 2023회계연도에는 288명의 중국인이 추방을 당했다. 최근엔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는 불법 이민자 4명 중 1명이 중국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 내 불법 이민자 문제는 올해 미 대선에서도 큰 화두가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이 전투 가능 연령대의 이주자들로 구성된 인민군을 미국에 보내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대응으로 대중 관세 인상을 약속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6월 불법 이민자 수가 일주일 단위로 하루 평균 2500명이 넘을 경우 망명 신청 처리를 중단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 결과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불법 이민자 체포가 40% 급감했다고 국토안보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