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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최종보고서가 나온 지 2시간 만에 민주당이 말하는 소위 민간전문가들이 급히 검토했다면서 깡통보고서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IAEA 보고서가 자신들의 주장과 의견과 다르다며 ‘답정너 보고서’라고 몰아가고, 세계 최고 원자력 전문과학자들을 뇌물이나 받는 부패세력으로 선동하는 민주당의 모습은 개탄스럽다. 총선 승리에만 매달려 혼란을 조장해 이익을 보려는 세력, 대한민국 국민의 수준을 우습게 보는 괴담 선동정치는 이제 반드시 끊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방침을 밝힌 2020~2021년으로 시계를 돌려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입장은 정반대였다. 당시 후쿠시마 오염수가 위험하다는 ‘괴담’의 진원지는 국민의힘 측이었다. 지난 2020년 당시 제주지사였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 한 방울의 후쿠시마 오염수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2021년 의원총회에서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출은 어떤 이유로도 타협할 여지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당시 국민의힘 주장의 근거 역시 현재 민주당이 제시하고 있는 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염수의 농도를 낮춘다 해도 여전히 위험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고, 인접한 우리나라가 최대 피해국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국제재판소 소송까지 불사하겠다고 했다.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꾼 것은 현재 이와 동일한 주장을 하는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결국 여야는 상대 진영을 향해 ‘그 땐 찬성(반대) 하더니, 왜 지금은 달라졌느냐’는 공허한 공방을 주고 받으면서 ‘과거의 자신’과 싸우는 모양새가 됐다. 이에 대해 정치권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여야가 바뀌니 서로의 입장도 바뀐다. 과학을 얘기하지만 국민이 정치인에게 바라는 것은 과학이 아닌 신의와 공정, 용기”라며 “밥 한 공기 먹고, 회 먹고, 수조물까지 먹어도, 국민은 정치인을 믿지 않는다. 희석되지 않는 정치인의 진영논리는 방사능보다 더 위험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