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 ISO회장 출마…정의선 회장도 독려

한국인 첫 도전 "표준 지배국 기술 선도에 갈증"
9월 총회서 투표…중국 국영硏 이사장과 2파전
30년 산업현장 종사 강점…국표원도 "전력 지원"
  • 등록 2022-06-20 오후 3:07:42

    수정 2022-06-20 오후 10:13:55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조성환(61) 현대모비스(012330) 대표이사가 세계 최대 표준기구인 국제표준화기구(ISO) 회장직에 도전한다. 한국인 첫 도전이다.

조성환 대표는 20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브리핑실에서 ISO 차기 회장 선거에 입후보했다고 밝혔다. 이상훈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장의 제의에 고심 끝에 출마하기로 했다.

조 대표는 “산업계에 30년 근무하며 표준을 지배하는 나라가 산업기술을 선도하고 기술 앞선 나라가 표준을 선도하는 걸 보면서 표준에 대한 갈증을 느꼈다”며 “국가적으로도 의미 있는데다 개인적으로도 산업계 이력을 정리하는 뜻깊은 일이기에 한 번 (도전)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성현 현대모비스 대표이사가 20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브리핑실에서 국제표준화기구(ISO) 회장직 입후보 뜻을 밝히고 있다. 한국인 최초의 ISO 회장직 도전이다. (사진=산업부)


그는 30년간 현대차 연구소 주요 보직에 몸담아 온 자동차 현장 연구자다. 2020년 12월 현대모비스 대표(사장)에 취임했다. 대외적으로도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초대 한국자율주행산업협회장도 겸하고 있다. 그는 “민간 기업 대표로서 회사에 끼칠 영향을 걱정했으나 다행히 (현대차)그룹에서도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그의 출마를 독려했다.

ISO는 164개국이 참여한 표준 관련 비정부 국제기구다. 다양한 분야의 국제 표준을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이곳 표준에 강제력은 없으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은 제도화한다. ISO는 1947년 출범 이후 2만4322건에 이르는 국제표준을 제안했다. 3대 국제표준기구 중 가장 많다.

우리나라는 1963년 가입해 조직 내 역할을 세계 8위 수준으로 키웠으나 아직 회장을 낸 적 없다. 일본과 인도(이상 2회), 중국, 싱가포르(이상 1회) 등 다른 아시아 국가도 1~2차례 회장을 맡았으나 우린 출마 이력 자체가 없었다. ISO 자체가 비정부 기구인 만큼 회장도 실질적인 권한보다는 명예직 성격이 크다. 그러나 전체적인 표준화 작업의 방향성을 잡는 등의 역할도 적지 않다.

조 대표는 “산업계에선 내가 먼저 기술을 만들어 표준화 지배권을 독차지하는 구조적 상황이 있는데 우리 산업 현장에선 여전히 표준화 대신 독자 연구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도 표준화에 좀 더 빨리 대응해 표준화를 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표준화기구(ISO) 로고


ISO 차기 회장 선거는 올 9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진행한다. 124개 정회원 투표 최다 득표자가 회장이 된다. 조 대표 외에 중국 국영연구기관 집단인 중국기계화학연구총원집단 왕더청(王德成) 이사장이 출마했다. 회장 당선자는 당선자 신분으로 2023년 임기가 끝나는 울리카 프랑케(Ulika Franke·스웨덴) 현 회장과 함께 활동 후 2024년 2년 임기로 공식 취임한다.

첫 한국인 ISO 회장 탄생 가능성도 적지 않다. ISO는 학계 인물보다 표준 사용의 주체인 산업계 인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국표원도 남은 기간 정부 차원에서 선거 지원활동을 펼친다. 이상훈 국표원장은 “산업계 후보자를 내지 못했다면 경쟁이 더 힘들었을 것”이라며 “기업인인 조 대표의 출마 결심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전심전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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