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은 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박 후보자는 공직 생활 내내 엄정한 성품과 강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원칙에 기반해 뚝심 있게 일을 처리한 것으로 정평이 난 분”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형사사법 개혁을 이어받아 헌법적 가치를 법무행정에 구현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지명 배경을 밝혔다.
브리핑에 배석한 박 후보자는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임명되면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공정한 법 집행과 국민의 생활 안전, 인권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 겸허한 자세로 청문회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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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도 출신인 박 전 고검장은 대구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2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8년 사법연수원 수료 뒤 육군법무관으로 복무한 뒤 1991년 서울지방검찰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대검찰청 감찰2과장,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 법무부 감찰담당관 등 요직을 거쳐 서울중앙지검장, 서울고검장을 지냈다.
박 전 고검장은 굵직한 수사를 경험한 특수통으로 분류된다. 2006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 시절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을 수사했고, 회삿돈 횡령 혐의로 박건배 전 해태그룹 회장을 기소했다. 2015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으면서 경남기업과 포스코 등 기업 비리 수사도 지휘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초임 검사로 대구지검 형사부에 배치됐을 때 박 전 고검장이 옆 부서에서 근무했다. 윤 대통령이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다 좌천돼 대구고검에서 근무할 당시에는 대구고검장이기도 했다. 연수원 23기인 윤 대통령보다 검찰 선배지만 나이는 윤 대통령이 3살 많다.
“점잖고 묵직한 스타일” 총선 앞두고 안정감 무게
연수원 17기 동기들 사이에서는 “박성재는 매우 점잖고 묵직한 스타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동기 사이에서 신망이 두텁다고 전해진다.
게다가 4·10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신임 법무장관으로 안정감 있고 구설에 오르내리지 않을만한 인물을 선택한 것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과 거침없이 설전을 벌였던 한동훈 전 장관과는 180도 다른 스타일이라는 평가다.
한편 연수원 17기는 법조계 내에서도 유독 잘 뭉치고 눈에 띄는 기수로 꼽힌다. 과거 김명수 전 대법원장과의 대화 녹음을 공개했던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 논란이 벌어졌을 당시 ‘사법연수원 17기생 일동’ 명의로 “탄핵 사유가 아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17기 300명 중 절반에 가까운 140여명이 당시 성명에 참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7기 그룹은 박 후보자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수원 17기 중 잘 알려진 인물로는 오세훈 서울시장, 정형식 헌법재판관,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한승 전 전주지방법원장,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 홍만표 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김현 제49대 대한변호사협회장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