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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는 특정 시장 참가자의 거래가 시장에 혼란을 일으킨 경우 예비 조사에 착수하는 절차를 두고 있다.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경우, 시장 공정성 및 유동성에 영향을 끼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소식통들은 “SEC가 예비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케고스로부터 어떤 정보를 얻어냈는지는 당장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또 이번 SEC 조사에 대해 외신들은 “일반적이며 정기적인 절차”라며 “아케고스 사태 관계자들의 불법행위 혐의를 특정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내다봤다. 외신들은 이번 조사와 관련해 아케고스와 SEC 측은 논평을 거부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아케고스는 지난달 26일 레버리지를 통해 투자한 일부 종목의 주가가 급락하자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에 내몰렸다. 그러나 아케고스는 돈을 마련하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이후 아케고스가 투자한 주식을 담보로 잡고 있던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 등 투자은행들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블록딜 방식으로 주식을 내다팔았다.
WSJ에 따르면 아케고스를 이끄는 한국계 펀드매니저 빌 황은 지난 2012년에도 SEC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다. 당시 헤지펀드 타이거아시아매니지먼트를 운영했던 그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중국 은행주를 거래한 혐의로 적발됐다.
당시 황씨는 SEC에 4400만달러(약 496억 4500만원)을 벌금으로 냈고, 부당이익 1620만달러(약 82억 8500만원)를 몰수당했다. SEC는 당시 사건 이후 황씨가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아 자산을 운용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제재했다.
도드프랭크법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의 헤지펀드는 SEC에 등록해야 한다. 거래 기록 역시 당국에 제출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패밀리 오피스는 이같은 의무가 없다. 아케고스는 황씨 일가의 100억달러 재산을 관리하는 패밀리 오피스다.
한편 재닛 옐런 재무 장관은 이날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 첫 회의를 주도하며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당국의 감시·감독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케고스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헤지펀드 활동과 연관된 시장 상황을 논의했다. 일부 헤지펀드의 레버리지가 시장 불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