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하반기 수출 증가세 지속에 대해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이 부정적인 판단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KDI는 6일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수출은 조업일수 등 일시적 요인에 의해 증가로 전환됐으나, 일평균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하는 등 아직까지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8월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2.6%의 증가하며 2014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이틀 늘어난 조업일수의 영향이 배제된 일평균 수출액은 5.3% 감소했다. 이는 2분기 평균(-5.5%)이나 전월(-6.8%)과 비슷한 정도의 부진한 흐름이라는 게 KDI의 설명이다.
특히 월별 변동성이 높은 선박 수출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은 9.0% 감소하면서 전월(-4.1%)에 비해 오히려 감소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진해운(117930) 법정관리 사태에 대해선 “수출 물류를 일부 제한할 수 있겠으나, 해운업 전반의 공급 과잉을 고려할 때 이러한 부정적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KDI는 경기의 전반적인 개선 추세 역시 미약하다고 판단했다. 최근 건설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소매판매와 설비투자 등이 부진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비해 7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4.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개소세 인하 종료로 인해 승용차 수요가 크게 감소하고, 비승용차 소매판매 증가세도 소폭 둔화됨에 따라 전월(9.0%)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같은 달 설비투자지수는 12.3% 감소했다. 작년 중반 이후 증가를 지속하던 운송장비가 감소세로 돌아섰고, 설비투자에서 비중이 큰 기계류도 전월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KDI는 “소매판매가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이후 둔화된 가운데 설비투자와 수출도 부진을 지속하는 등 경기 전반의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