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생존은 삼성에 이익, LG에 불리"

팬택 존재 여부가 스마트톤 경쟁구도 좌우
삼성은 팬택 활용 LG, 이이제이(以夷制夷)’ 가능
LG는 팬택 빈자리 메울 수 있는 낙수 효과 기대
  • 등록 2013-11-11 오후 3:33:51

    수정 2013-11-11 오후 3:33:51

[이데일리 류성 산업 선임기자] 팬택의 경영위기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휴대폰 산업의 경쟁구도에도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현재 국내 휴대폰 시장은 절대강자인 삼성전자가 70%대를 점유하고 있고, 나머지 30%를 LG전자와 팬택이 양분하는 1강2약의 경쟁 판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팬택의 생존 여부에 따라 이러한 기본적인 업체 간 경쟁구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팬택은 지난달 직원 700여 명을 6개월간 무급휴가를 보내는 등 대대적인 조직 슬림화 및 효율화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는 팬택의 존재 자체가 삼성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LG에는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70% 이상의 절대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팬택이 살아있어야 향후 위협적인 경쟁자가 될 수 있는 LG전자(066570)를 대신 견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른바 팬택을 통해 LG를 제어하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인 셈이다.

여기에 팬택이 사라지게 되면 그 자리는 삼성이 아닌 LG전자가 메우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 입장에서 이미 70%대를 넘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80~90%까지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이 경우 시장 독점 논란에 휘말릴 수 있어 공격적인 마케팅 및 영업에 나서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LG전자는 팬택의 공백을 활용해 현재 10%대 후반의 시장점유율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 2개 업체만 시장에 남게 되면 팬택의 빈자리에서 거둘 수 있는 ‘낙수 효과’는 1위보다는 2위 업체가 더 크게 누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팬택이 없어지면 LG로서는 1약이 아닌 2강 체제로의 전환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이러한 팬택의 생존에 대한 삼성과 LG의 입장 차이는 삼성의 팬택에 대한 지분 투자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5월 박병엽 전 팬택 부회장이 삼성전자에 지분 투자를 권유했을 때 삼성전자는 팬택 지분 10.03%(투자액 530억 원)를 전격 인수하는 경영결단을 내렸다.

그 당시 삼성전자의 최고 경영진이 팬택 지분 인수결정을 하기까지 채 한 달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신속하게 진행돼 오히려 투자를 제안했던 팬택 측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한다. 외부 기업에 대한 투자에 신중하기로 잘 알려진 삼성이 이처럼 경쟁사에 신속한 투자를 하게 된 것은 팬택의 존재가 삼성엔그만큼 큰 의미를 지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LG전자는 팬택의 지분 인수는 관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삼성의 팬택에 대한 지분 투자 이후에도 LG전자는 팬택에 지분 투자에 대한 일체의 반응이나 접촉을 하지 않고 있다. LG전자의 한 임원은 “삼성으로서는 팬택이 살아있는 게 여러모로 유리할 것이지만, LG로서는 팬택의 존재 여부에 별다른 관심을 둘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팬택이 삼성이 아닌 LG와 손을 잡는 게 미래 생존을 위해 더 유리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삼성은 팬택이 현재 수준만 유지하길 원하지만, LG는 팬택과 연대해 삼성에 대한 공세를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므로 팬택의 성장도 그만큼 수월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팬택의 존재여부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구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이준우 팬택 대표가 지난달 10일 첫선을 보인 신모델 스마트폰 ‘베가 시크릿노트’ 공개 행사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팬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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