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는 24일 ‘5대 업종 구조조정과 신용등급 방향성’ 보고서에서 “최근 구조조정이 해당산업 구조를 바꾸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그 자체만으로 신용등급을 바꿔놓을 직접적인 변수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조조정이 필요할 정도의 부진한 업황과 사업위험은 이미 반영하고 있으며 조선업을 제외한 4개 업종은 전반으로 구조조정이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한기평은 해운업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대형 원양 컨테이너선사(현대상선(011200)·한진해운(117930)) 구조조정이 중견 근해 컨테이너선사(장금상선·흥아해운)와 벌크선사(SK(034730)해운·에이치라인해운·대한해운·동아탱커)로 번질 가능성은 높지않다고 봤다. 김봉균 한기평 기업평가6실장은 “이들 업체는 시황 침체에도 장기운송계약과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강도를 바탕으로 대체로 안정적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며 “구조조정 대상이 현대상선(D)·한진해운(B-)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아 구조조정이 해운업 신용등급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업종 역시 한계기업 퇴출이나 치킨게임을 통한 구조조정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철강시장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 상황을 고려하면 이러한 구조조정이 진행되더라도 중국산 제품의 국내 잠식 등으로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최재헌 평가4실장은 “선도업체들을 중심으로 본원적 사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자발적 사업개편은 지속될 것”이라며 “이라헌 사업구조조정 강도와 방향성, 주요 업체들의 실적호전과 재무안전성을 감안할 때 등급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철강 신용등급은 포스코(AA+)·현대제철(AA)·세아(A+) 등 선도그룹과 동국제강(BB)·동부제철(CCC) 등 투기등급으로 확연히 양극화돼 있다.
또 석유화학도 공급과잉 제품군이 테레프탈산(TPA), 카프로락탐 등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제품에 한정돼 있고 이를 제외하면 실적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공급과잉 제품군내에서 자율적인 가동률 조정, 생산설비 폐쇄 등으로 구조조정이 한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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