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서린동 SK빌딩에 모인 30여 명의 CEO들은 무엇보다 최 회장의 경영 공백에 따른 글로벌 신규사업 중단을 염려했다.
글로벌 사업은 최 회장이 앞장서 챙겨왔는데,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받으면서 힘있게 추진할 주체가 사라진 것이다.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긴 안목의 통 큰 투자가 가능할까 하는 걱정이다.
이날 모인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한 그룹 CEO들은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의 위원회 조직에 실행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대안을 찾기로 했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지난해 만들어진 SK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이고, 그 산하에 구자영 SK이노베이션(096770) 부회장이 이끄는 글로벌성장위원회, 하성민 SK텔레콤(017670) 사장이 이끄는 전략위원회, 정철길 SK C&C(034730) 사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윤리경영위원회와 김재열 위원장이 이끄는 동반성장위원회, 김영태 위원장이 이끄는 커뮤니케이션위원회가 있다.
◇글로벌성장위, 전략위에 각종 전담팀 생길 듯
하지만 이번 CEO세미나 이후에는 각 위원회의 기능이 강화되면서 김창근 의장과 구자영, 하성민, 김영태 등 각 위원회 위원장의 역할이 강화될 전망이다.
SK 각사 CEO들은 “각 회사들이 성장 목표와 리스크를 관리하는 자율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복수의 관계사 또는 그룹 차원의 자원과 역량이 투입되는 공동 프로젝트는 수펙스추구협의회와 위원회의 추가 논의를 거칠 수 있도록 한다”는데 합의했다.
이를테면 개방화의 물결이 일고 있는 미얀마나 그룹차원의 진출이 진행 중인 콜롬비아, 터키 등에서 신규사업을 할 때에는 한 계열사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글로벌 성장위원회를 통해 협의한 뒤 그룹차원의 시너지를 모색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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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CEO 세미나는 최 회장 경영 공백의 심각성이 거론되면서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김창근 의장은 “그룹 및 각 관계사가 처한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책임 있는 대기업으로서 국 가경제의 선순환과 국민행복을 지속적으로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 최태원 회장의 일관된 의지”라며 최 회장의 뜻을 참석 CEO들에게 전했다.
김 의장은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켜 온 것이 SK그룹의 역사였고, 200조 매출을 바라보는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면서, “거시환경의 불확실성과 회장 부재라는 사상 초유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도 우리는 안정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의 길도 반드시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 형제는 지난달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내달 8일까지 대법원에 항소이유서를 내야 한다. 10월 28일에는 회장 형제의 회삿돈 횡령 혐의에 핵심 증인이자 공동피고인인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의 첫 공판이 예정돼 있어 그룹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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