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내년 총선을 9개월여 앞두고 정계를 떠났던 여야 올드보이들이 속속 귀환을 알리며 중앙 정치판으로 복귀를 타진하고 있다. 진영 논리와 팬덤 정치로 여야가 전례 없는 극한 대치를 보이는 상황에서 본인이 잃어버린 정치를 복원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내며 서서히 몸을 풀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당내 반발이 적지 않은데다 국민 여론도 과거로의 회귀에 부정적이라 성공적인 복귀가 가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에서는 김성태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의장,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병우 전 민정수석,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등이 정계 복귀를 알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계 복귀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인물은 현재 여당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김성태 의장이다. 과거 18·19·20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그는 과거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원내대표를 역임했으며, 2018년 열흘간의 단식 농성으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검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최근 용산 대통령실 개각 시 대통령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을 맡을 것이란 소문이 돌기도 했다.
현재 그는 국민의힘 사고당협 40곳 중 강서을 지역에 조직위원장 신청을 한 상황이다. 김성태 의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만난 자리에서 “강서을 지역은 여당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지역이지만 과거 (제가) 3차례나 내리 당선됐던 지역구라 그동안 꾸준히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며 공을 들여왔다”며 “당협위원장이 되면 사무실도 옮겨서 격전지인 수도권 총선 승리를 위해 뛰겠다”고 말했다.
|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왼쪽 두번째)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만나 만찬을 가졌다.(사진=이기인 경기도의원 SNS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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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친박 실세’로 불렸던 최경환 전 부총리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만남도 최근 큰 화제가 됐다. 최 전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에서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을 지냈다. 그런 그가 박근혜 키즈였지만 친박계는 아닌 이 전 대표와 회동을 가진 것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왔다. 이 자리에서 최 전 부총리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수 대통합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한 관계자는 “최 전 부총리는 내리 4선을 했던 경북 경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지역 여론조사에서 1위가 나올 정도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정설”이라며 “아직 (총선에서) 본인의 역할을 결정하지 못한 걸로 알고 있다. 상황에 따라 출마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친박계 정치인으로 불리는 우병우 전 수석도 지난달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를 생각하고 있다”며 출마를 시사했다. 우 전 수석은 경북 영주시 봉화군이 고향이다. 안종범 전 수석도 최근 민간연구기관 정책평가연구원을 설립하는 등 정치 행보에 나섰다는 평가다. 대구 출신인 안 전 수석은 19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5월 26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법 고전 산책‘ 북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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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에서도 박지원 전 국정원장(목포·전남 해남완도진도), 천정배 전 의원(광주 서구을),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전북 전주병) 등이 총선 출마설이 파다하다. 호남권에 속한 이들 지역은 당선이 수월한 진보 텃밭인 만큼 민주당에서 공천을 할지가 관심사다. 또 문재인 정부에서 비서실장을 지냈던 노영민 전 실장(충북 청주 상당구), 6선에 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 의원(대전 서구갑), 5선 이종걸 전 의원(경기 안양 만안구) 등의 출마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아울러 직전 문재인 정권에서 각각 법무부장관을 지낸 조국 전 장관, 추미애 전 장관 등도 최근 활발히 활동하면서 출마를 준비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현 윤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인 만큼 출마를 할 경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