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쿠팡이츠의 환불정책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배송지를 실제와 다른 곳으로 기재하는 방식이 주로 쓰인다. 고객은 쿠팡이츠 고객센터에 음식을 수령하지 못했다고 연락해 환불받는다. 이후 음식까지 찾아와서 무료로 먹는다. 쿠리어들은 이런 고객을 ‘쿠팡거지’라 부른다. 돈을 내지 않고, 얌체같이 음식만 먹는다 해서 붙인 별칭이다.
|
이 같은 정책의 허점을 악용하는 쿠팡거지는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여기에 한 번 당하면 쿠리어는 음식값과 배달 시간까지 날리기 때문에 2시간가량 손해를 보게 된다. 가게 입장에서도 고객에게 음식이 매끄럽게 전달되지 않아 껄끄럽기는 마찬가지다.
A씨의 지인인 B씨는 “A씨가 경찰에 음식을 가져간 사람을 신고했다”며 “예전에도 이런 일이 많았는데 쿠팡이츠는 책임지지 않고 라이더에게만 책임을 전가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쿠팡거지 피해자인 C씨는 “주소를 착각해서 배송 실수를 했는데 나중에 찾아가보니 고객이 음식을 먹고 있었다”면서 “제가 음식값을 변상했는데, 고객센터는 라이더에게 주소를 알려주지 않고 고객에게 음식을 먹게 했다”고 토로했다.
쿠리어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쿠팡이츠는 뒷짐만 지고 있다. 쿠리어가 이에 당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 이와 관련한 배달의민족 약관은 좀 더 상세하다. 배민커넥터(라이더) 배송대행 약관 22조(안전사고의 책임 및 통보)에는 “배민커텍터는 배달 업무 수행 중 교통사고, 배달물품의 분실 등 중요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 지체 없이 회사에 그 내용을 통보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또 시간당 1770원의 ‘이륜차 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하고 있다.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는 “쿠팡이츠는 라이더를 보호하는 정책이 거의 없다”며 “스스로 사진을 찍어서 해명해야 하고, 교통사고 책임도 라이더가 모두 진다”고 말했다.